‘3안타’ 아라에스에 ‘3출루’로 맞선 이정후···타격왕과 첫 배틀서 안 밀린 ‘바람의 손자’

윤은용 기자 2024. 4. 16.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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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게티이미지코리아



루이스 아라에스. AFP연합뉴스



이제 서서히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다. 7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간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타격왕과의 첫 번째 배틀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여기에 밀어치기의 절정을 보여주며 본격적인 실력 발휘에 나섰다.

이정후는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중견수로 선발 출장, 4타수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7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간 이정후는 지난 10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후 6일 만이자 이번 시즌 5번째 멀티히트까지 작성했다. 여기에 3출루 경기는 이번 시즌 세 번째다. 이정후의 타율은 0.258(66타수17안타)으로 올랐다. 샌프란시스코는 마이애미에 4-3 역전승을 챙겼다.

이날 경기는 이정후와 지난해 내셔널리그 타격왕인 루이스 아라에스의 첫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아라에스는 2022년 미네소타 트윈스, 2023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타격왕에 올라 2년 만에 양대리그 타격왕을 모두 석권한 타자였다. 컨택트와 선구안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톱을 달리는 타자였다.

아라에스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정후와 함께 언급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MLB닷컴이 야구 통계 예측 시스템인 스티머를 인용해 이정후의 올해 삼진률을 9.1%로 예측하며 아라에스(7.1%) 다음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실제 개막 후 삼진률은 이정후가 9.5%, 아라에스가 10.4%, 헛스윙률로 이정후가 9.2%, 아라에스가 10.2%로 이정후가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정후 역시 KBO리그에서 뛰던 시절 컨택트와 선구안에 있어서는 최고라고 인정받던 타자였다. 그런 점에서 아라에스와의 승부는 많은 흥미거리 중 하나였다.

이정후를 태그하는 루이스 아라에스. 마이애미 | AP연합뉴스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에서 마이애미의 오른손 선발 투수 에드워드 카브레라를 상대로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높게 들어온 97.1마일(약 156.3㎞)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중간으로 향하는 안타를 때렸다. 하지만 1사 후 2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마이애미 포수 닉 포르테스의 송구에 잡혔다. 포르테스의 송구를 잡아 이정후를 태그한 것이 공교롭게도 2루수 아라에스였다.

이정후는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답답한 흐름을 깼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그대로 흘려보낸 다음 볼 4개를 연속으로 골라내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호르헤 솔레어의 우전안타에 3루를 밟았고, 마이클 콘포토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팀에 첫 득점을 안겼다. 5회초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이정후는 7회초 해결사로 나섰다. 샌프란시스코는 카브레라가 내려간 7회초 패트릭 베일리의 희생플라이로 2-3으로 추격한 뒤 닉 아메드의 볼넷으로 2사 1·2루 기회를 이어갔다. 그리고 타석에 이정후가 들어서자 마이애미는 투수를 앤드루 나르디로 교체하며 이정후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정후는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연속으로 파울 3개를 때려내는 끈질김을 보인 뒤 7구째 94.5마일(약 152.1㎞) 패스트볼이 바깥쪽으로 들어오자 절묘하게 밀어쳐 좌익수 앞으로 가는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정후의 적시타로 기세를 올린 샌프란시스코는 계속된 2사 1·3루에서 윌머 플로레스의 적시타까지 터지며 4-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정후는 9회초 1사 1루에서 맞은 마지막 타석에서는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아라에스도 4타수3안타 1득점으로 역시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의 타격 스킬을 자랑하며 이정후에 밀리지 않았다. 1회 첫 타석부터 초구를 공략,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로 출루에 성공하더니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슬라이더가 바깥쪽으로 크게 빠지는 것을 받아쳐 중견수 이정후 앞으로 총알처럼 날아가는 안타로 연결했다. 그리고 브라이언 데 라 크루스의 2루타에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아라에스는 7회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를 성공시켰고, 9회 2사 후 맞은 마지막 타석에서 풀카운트 접전 끝에 한복판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렸다.

이정후는 앞으로 17~18일 이틀 동안 아라에스와 두 번 더 진검승부를 벌인다. 하지만 첫 대결에서 3안타를 친 아라에스에 맞서 ‘3출루’로 맞받아친 이정후는 결코 밀리지 않았다. ‘바람의 손자’를 향한 기대감이 점점 부풀어오르고 있다.

안타를 치는 루이스 아라에스. 마이애미 | AP연합뉴스



타격 훈련하는 이정후. 마이애미 | AFP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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