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1400원 뚫린 환율…증시 2%대 급락 ‘출렁’
연일 연고점을 쓰던 원·달러 환율이 16일 한때 1400원 선까지 올라섰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중동의 정세 불안이 겹치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2% 넘게 급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전날보다 10.5원 오른 달러당 1394.5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일부터 7일(거래일 기준)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환율은 오전 한때 1400원 선을 찍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1월7일(장중 고가 1413.5원)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외환당국은 환율이 1400원 선을 넘나들자 장 마감을 앞두고 구두개입에 나섰다. 당국의 구두개입은 2022년 9월15일 이후 처음이다.
환율 급등은 전날 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시장 전망치(0.3%)를 크게 웃도는 0.7% 증가로 나타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영향이 컸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전망 등도 유가를 밀어올리면서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달러 강세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원화 약세가 유독 심하다. 한국투자증권 자료(4월1~12일 종가 기준)를 보면 우리와 경제 수준이 비슷한 대만의 통화가치는 달러 대비 0.8% 떨어졌다. 유로존은 0.9%, 일본은 1.0%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1.8% 떨어져 주요국 중 통화가치 하락세가 가장 가팔랐다.
외환시장 충격으로 국내 증시도 출렁였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0.80포인트(2.28%) 내린 2609.63으로 마감했다. 지난 1월17일(2.47%)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코스닥지수는 19.61포인트(2.30%) 내린 832.81로 장을 마쳤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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