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가 R&D 예산, 혁신의 계기로

2024. 4. 1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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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이는 최근 연구개발(R&D) 예산을 둘러싼 상황에도 적용될 수 있다.

내년도 국가 R&D 예산 투자 방향에는 우수한 연구에 확실히 투자하겠다는 대통령 의지가 여실히 담겨 있다.

내년도 R&D 예산 편성 과정이 지금 과학기술계가 맞닥뜨린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바꾸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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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발전과 성장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는 최근 연구개발(R&D) 예산을 둘러싼 상황에도 적용될 수 있다. 작년 R&D 예산 삭감이 주요 톱뉴스로 보도되는 등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었다. 우리 국민이 R&D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보며, 이제야말로 구시대의 R&D 제도를 정비해 혁신으로 나아갈 기회라고 느꼈다.

그동안 국가 R&D 투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데 비해 혁신적 성과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정부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선도형 R&D로의 전환을 선언했고, 진행 과정에서 불가피한 예산 조정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기존 정책과 관행을 재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성과 시스템을 정비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또 과학기술과 R&D 예산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 지지와 관심이 높아진 점도 긍정적 변화다.

얼마 전 정부는 내년도 정부 R&D 예산 편성의 투자 방향 및 기준을 발표하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도 보고했다. 무엇보다 강력한 메시지는 최초·최고에 도전하는 R&D에 정부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는 것이다. 정부 R&D 투자에 '선도·도전의 DNA'가 뿌리내리도록 실패의 부담은 있지만 성공하면 국가 차원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연구에 아낌없이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기술 선도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협력·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R&D 중추 국가로의 도약과 함께 차세대 젊은 연구자가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국가 인재를 키우는 R&D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방향을 세웠다. 마지막으로 3대 게임체인저로 꼽은 인공지능(AI), 첨단바이오, 양자기술을 2030년 G3(주요 3개국)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예산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R&D 투자 시스템의 고도화에 있다. 효율적인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더욱 강력한 투자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협력' '신속' '투명'이 투자 시스템 보완의 핵심 키워드로, 전 부처가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윈윈'할 수 있도록 예산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이를 위해 관련 부처에서 현장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소통 협의체를 구성하고, 그간 부처 간 칸막이를 공고히 만들었던 부처별 지출 한도의 경직성을 깨고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은 큰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내년도 국가 R&D 예산 투자 방향에는 우수한 연구에 확실히 투자하겠다는 대통령 의지가 여실히 담겨 있다. 그러나 진짜 숙제는 이제부터다. 투자 방향을 기본 원칙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연구원들과 국민이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예산 편성에 나서야 한다. 지난해 예산 삭감 과정에서 미처 챙기지 못했던 연구계와 관계 부처 등 이해관계자의 동의와 이해를 미리 구하고, 소통 부족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차근차근 설명해 나가는 작업도 필요하다.

더불어 과학자에 대한 인식과 처우 개선 등 과학기술계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세심하고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내년도 R&D 예산 편성 과정이 지금 과학기술계가 맞닥뜨린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바꾸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우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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