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도부’ 꾸리는 與, ‘非尹’의 시간은 올까

변문우 기자 2024. 4. 16. 17: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與 차기 당권 후보는? ‘수도권·非尹’ 나경원·안철수 등 관심 집중
親尹 이철규·권성동도 건재…전당대회서 주도권 다툼 가능성도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국민의힘이 '총선 참패'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해 '새 지도부' 꾸리기에 나섰다. 여권 내부에선 총선 패배의 화살이 대통령실과 기존 친윤(親윤석열) 주류층을 향하면서, 나경원·안철수 당선인 등 '비윤(非윤석열)계' 인사들의 역할론이 부상하는 분위기다. 다만 기존 친윤 주류층도 대거 22대 국회에 생환한 만큼, 앞으로 양 세력이 당 운영 주도권을 놓고 대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왼쪽부터) 22대 총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중진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김태호 의원 ⓒ연합뉴스

'尹 태도'에 분노 쌓여가는 非尹…'공개 질타' 릴레이도

국민의힘 총선 당선인들은 16일 국회에 총집결해 당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각종 논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국민의힘은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최대한 빠르게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또 22대 국회 원내대표 경선도 오는 5월10일 이전에 하기로 합의했다. 관련해 윤재옥 원내대표는 당선인 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형 비대위를 할 상황은 아니고,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실무형 비대위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여권 내부에선 당 위기를 수습할 차기 대표 후보군으로 '수도권 비윤계' 당선인들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중진급에선 '한강 벨트' 탈환에 성공한 5선의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총선 막판 반전을 보여준 안철수 의원 등이 거론된다. 또 '낙동강 벨트' 험지 탈환에 성공한 비수도권의 김태호 의원도 후보군에 포함됐다. 일각에선 민주당 텃밭인 도봉갑 탈환에 성공한 김재섭 전 비상대책위원과 포천·가평 수성에 성공한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등 30대 'MZ 세대' 인사들도 지도부 후보로 거론된다.

이처럼 비윤계 인사들이 부상하는 배경엔 대통령실에 대한 당내 '불신'이 가중된 점도 꼽힌다. 총선 직전 여권의 악재로 작용한 '이종섭·황상무 논란'을 대통령실이 촉발시켰다는 비판이 여권 내에서 제기되면서다. 여기에 '의대증원' 문제를 조기에 매듭짓지 못한 점도 총선 후보들의 불만을 키웠다.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6일 만인 이날 국무회의를 통해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그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서 '진정성이 없다'는 질타를 받으며 당내 비윤계 인사들의 공분을 오히려 키운 모양새다.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까지 촉구한 김재섭 당선인은 이날 총회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 것은 긍정적이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아쉬움이 있다면 구체적 정치 행위로 나아가야한다. 대표적으로 야당 협치 등이 전향적 태도를 보여주는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비윤계 당선인도 시사저널에 "여야 협치나 의료문제 관련해서 대통령이 행동으로 보여주셨으면 좋겠는데 여전히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나경원·안철수 당선인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도 대통령실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재차 소신을 밝혀왔다. 또 김재섭 당선인 등은 총선 직후에도 채상병 특검법 추진을 비롯한 각종 현안에서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비윤계 당선인은 친윤 주류층을 겨냥해서도 "이번에 민심이 확인된 만큼, 기존 주류층이 새 지도부 선봉에 나선다면 국민들은 당이 변한 게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이번만큼은 당이 위기인 만큼, 그동안 소신을 밝혀온 비윤계 의원들을 적극 당에서 기용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와 권성동 의원이 지난해 4월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강원특별법 개정지원을 위한 전문가 국회포럼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親尹 핵심들도 생환…'윤재옥 역할' 끝나면 갈등 시작?

다만 이철규·권성동 의원 등 생환에 성공한 기존 친윤계 인사들의 위세도 여전한 만큼, 일각에선 양 세력이 주도권을 놓고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이날 취재진이 만난 친윤계 당선인들은 대부분 윤 대통령의 입장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친윤계 당선인은 "(윤 대통령이) 선거 패배에 대한 원인을 잘 찾으셨고, 앞으로 낮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서 국정 운영하겠다고 했으니 그 말씀대로 잘 실행되길 바란다"며 비윤계 인사들과 사뭇 결이 다른 주장을 했다.

일단 양 세력은 전당대회 직전까지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윤재옥 원내대표를 추대하며 마찰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권성동 의원을 비롯한 일부 당선인들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꾸리는 것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윤 원내대표의 역할이 끝나는 시점인 전당대회나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선 양 세력이 주도권을 두고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