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태양절’에서 ‘4.15’로 명칭 변경한 듯”

권갑구 2024. 4. 1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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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을 맞아 어제 한 평양 시민이 축하 조형물 앞을 지나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AP/뉴시스)]

북한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김일성 생일, 이른바 '태양절'의 명칭이 바뀐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그동안 김일성을 치켜세우는 의미가 담긴 '태양'을 쓰던 북한이 '4.15', '봄 명절' 등으로 관영매체에서 바꿔 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북한은 지난 2월 18일 이후 태양절(김일성 생일)과 광명성절(김정일 생일) 용어를 쓰지 않다가 김일성 생일 당일인 15일에 단 한 건의 기사에 이 용어를 썼다"며 "의도적으로 다른 용어로 대체하거나 태양절 표현만 삭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6일 북한 조선중앙TV는 매년 진행되던 '태양절요리축전'을 '전국요리축전'으로 이름을 바꿔 보도했습니다. 8일에도 전국학생소년예술축전 개막식 소식을 전하면서 태양절을 "뜻깊은 4월의 명절"이라고 표현했고, 명절 당일 등 최근 보도에서도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명절'이라고 쓰며 태양절이라는 명칭을 뺐습니다.

전문가들은 "선대의 유훈 지우기와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은 최근 대남 적대시 정책을 펼치며 선대 지도자들의 통일 관련 업적을 지우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철거, 북한 보도 내 한반도 지도 삭제와 평양지하철 내 '통일'역 명칭을 제거했습니다. 결국 '태양절'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것도 이같은 '김정은 홀로서기'의 일환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다만 조선중앙TV는 15일 오후 5시 보도에서 '4월의 명절'이라고 표현했다가 당일 저녁 8시 보도에서는 '태양절'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일관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처음부터 전면적으로 삭제해버리면 주민들이 품을 의구심을 의식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권갑구 기자 nin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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