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성능 늘려줄 유기반도체 개발

포스텍 공동 연구팀

포스텍은 김기문·심지훈 화학과 교수·이연상 박사, 김준성 물리학과 교수(기초과학연구원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공동 연구팀이 그래핀 수준의 전자 이동 속도를 갖는 전도성 이차원 고분자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은 실리콘에 비해 전자 이동 속도가 140배 빠르고, 강철보다 강도가 200배 높지만 반도체로 사용할 수 없다. 반도체 재료는 전류를 통제하고 조절하기 위해 전자 에너지 준위에 대한 차이 값인 밴드갭이 있어야 하지만 그래핀은 밴드갭이 없다.

연구팀은 그래핀과 화학적으로 구조가 유사한 트리아자코로넨을 사용하고, 그 옆으로 펜던트 작용기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판상형 구조를 가진 트리아자코로넨 단량체의 중합 과정에서 이차원 고분자 중간체 간 적층을 억제하고, 중간체의 용해도를 증가시켜 중합도가 크고 결함이 적은 이차원 고분자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합성한 고분자는 기존 전도성 이차원 고분자에 비해 약 100배 이상 빠른 전자 이동 속도를 보였다.

김기문 교수는 "유기반도체가 갖고 있던 고질적 문제인 느린 전자 이동 속도를 개선하고 전자·정공의 전하 이동 경로를 분자 수준에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며 "배터리나 촉매 등 다양한 산업에서 소재의 성능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