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협치 메시지 없었다···당분간 야당 대표도 안 만날 듯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4·10 총선 여당 참패와 관련해 첫 대국민 메시지를 냈다. 야당과의 협치 및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가 강조될 것이라는 관측은 빗나갔다. 야당을 직접 언급한 대목은 없었고, “포퓰리즘은 마약”이라며 공격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 회동에 대해 “최소한의 물리적인 시간은 필요하다”고 밝혀 당분간 만남은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12분간 2700여자 분량의 대국민 메시지를 읽었다. 이번 총선에서 범야권이 192석을 가져가는 등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를 얻는 게 필수적인 만큼 윤 대통령이 야당과 협치하겠다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대국민 메시지에서 야당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대목은 없었다. 대신 윤 대통령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 책임을 다하면서 국회와도 긴밀하게 더욱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민생 안정을 위해 필요한 예산과 법안은 국회에 잘 설명하고,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공약을 ‘마약’에 비유하며 비판하는 듯한 대목이 있었다. 윤 대통령은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라며 “경제적 포퓰리즘은 정치적 집단주의와 전체주의와 상통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래서 이것은 우리 미래에 비춰 보면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단 한 번도 성사된 적이 없었던 야당 대표와의 회동을 언급할지도 주목됐으나 이 역시 나오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동 여부에 대해 “국민을 위해서 못할 게 뭐가 있냐”면서도 “최소한의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야당과의 소통할 때도 늘 여당이 이제 함께해야 되는 측면도 있는데 아직 여당의 지도 체제가 완전히 지금 갖춰진 건 아닌 것 같아서 여당을 위해서도 야당을 위해서도최소한의 물리적인 시간은필요하다”며 “다만 누구를 만나느냐 이런 부분은 다 열려 있다”고 답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이후 여당 대표 자리가 비어있는 만큼, 여당이 새 지도체제를 꾸린 이후에 만남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이 오는 6월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한 만큼 대통령실 주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은 6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하면서 야당을 국정운영 파트너로 인정하라는 총선 민의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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