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국내장인데… 반도체주 울고 자동차 웃고

김남석 2024. 4. 1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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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반도체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락하며 코스피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다. 중동 정세와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로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술주들이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강달러' 현상에 수출 수혜주로 묶이며 오히려 상승 마감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0.80포인트(2.28%) 내린 2609.6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2.30% 떨어지며 832.81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린 업종은 반도체였다. 반도체주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의 낙폭이 모두 코스피 하락률을 웃돌았다.

특히 전날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 여파로 코스피가 약세를 보인 시기에도 오히려 전 거래일 대비 상승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5% 가까이 빠졌다. SK하이닉스 주식은 17만9100원에 장을 마치며 18만원 방어에 실패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보다 2.68% 떨어진 8만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7만9400원까지 밀리다 장 후반 낙폭을 일부 회복하며 '8만전자'를 턱걸이로 지켰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최근 마이크론과 226억원대 수주계약을 체결하며 상승세를 보이던 한미반도체 주가도 이날 꺾였다. 한미반도체 주가는 4.1% 빠진 14만300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종목별 외국인과 기관의 평가는 엇갈렸다. 외국인은 이날 SK하이닉스 주식을 2628억원어치 팔아치웠고, 삼성전자 주식은 1000억원 순매수했다. 반대로 기관은 삼성전자 주식을 1728억원 순매도하고, 699억원의 SK하이닉스 주식을 담았다. 전날에는 기관과 외국인 모두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한것과 다른 행보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이동통신사에 미국산 칩 사용 금지를 명령하며 엔비디아와 AMD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진 것이 국내 반도체 종목들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앞서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와 AMD는 각각 2.48%, 1.81% 떨어졌다.

기술주들이 상대적으로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그동안 시장에서 선반영된 밸류에이션도 반도체주 급락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3.5%)와 이날 발표된 3월 소매판매지표(0.7%)가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내려간 상태다. BofA와 도이체방크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 전망을 12월까지 미루기도 했다.

반도체주들이 약세를 보인 반면 현대차와 기아 등 자동차 관련 주들은 오히려 상승 마감했다. 이날 현대차 주가는 0.21% 오른 24만2000원, 기아는 0.09% 오른 11만47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미미한 상승률이지만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70% 이상 종목이 하락 마감한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한 '강달러' 현상이 이들 주가 방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주는 대표적인 수출주로 고환율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밸류업에 대한 외국인의 기대감이 이어지며 견조한 매수세를 유지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세를 유지하던 외국인들은 전날부터 이틀간 5123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현대차 주식은 764억원어치 사들였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종목은 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반영하고 있었던 만큼 이번 금리 부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낙폭을 키운 것"이라며 "반대로 호실적과 배당 확대로 밸류업에 대한 기대가 커진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지수 하락세에서 비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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