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정 방향 옳다, 그러나 국민 못 느껴" 화법에 조국 "문제는 당신"
박성민 "제 책임이라는 말 나와야 하는데 나오겠나" 예상 적중?
이상민 "尹 겸허하지 않아, 무릎 꿇어야" 새로운미래·녹색정의 "불통"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을 참패하고 내놓은 대국민 메시지에서 '국정방향은 옳았는데, 국민들이 체감못했다'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건데, 세심한 데서 부족했다'는 논법이 논란이다.
진정성있는 사과나 반성은 물론이고 오만과 독선, 불통이라는 본인의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문제는 당신”이라고 평가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메시지 발표 전 윤 대통령이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는 말이 나와야 하는데, 나오겠느냐고 회의적인 전망을 했는데, 예상대로 안나왔다.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이 말로는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는데, 전혀 겸허하지 않다며 국민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은 불통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밝힌 뒤 2년간의 국정을 자평했다. 그는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세심한 영역에서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의 세부적인 발언요지를 보면 아래와 같다.
“물가 관리에 총력을 다했다. 그러나 서민들의 형편을 개선하는 데에 힘이 닿지 못했다”,
“국민 부담 덜어드리기 위해 애썼다. 그렇지만 민생에 충분한 도움이 되지 못했다”,
“치솟았던 집값을 낮췄다. 그러나 세입자들, 또 이주하셔야 하는 분들의 불안까지는 세밀하게 살피지 못했다”,
“정책속도를 높이려 최선을 다했지만, 정책과 현장의 시차를 극복하는 데 부족함이 많았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결국, 아무리 국정의 방향이 옳고 좋은 정책을 수없이 추진한다고 해도, 국민들께서 실제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정부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다만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모두 몇 배로 더 각고의 노력을 하자”며 “국무위원들도 민생 안정을 위해 공직 사회에 일하는 분위기를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결과가 안좋았다'는 변명식 어법이다. 문제의 원인은 대통령 본인인데도, 자신의 책임을 확실히 인정하지 않는 태도라는 지적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윤석열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요약. '나는 국정기조를 잘 잡았는데 장관 및 아랫 사람들이 제대로 하지 않아 국민이 외면했다.' 답. '문제는 당신입니다. 아직도 모릅니까?'”라고 썼다.
윤 대통령이 책임을 인정하지 않을 거란 예상도 있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오늘 '이건 전적으로 제 책임이고, 정권교체해서 기대해 줬는데 2년 동안 국정에 실망을 시켜드려서 이런 선거 결과로 나타났다, 이건 전적으로 제 책임이다'라는 말이 나와야 될 텐데 나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번에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 옮겨 출마했으나 낙선한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하면서 겸허하지가 않는다”며 “그러니까 진짜 국민 앞에 무릎을 꿇으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이동영 새로운미래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이날 국무회의 발언을 지목하면서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민심을 경청하겠다'면 언론의 질문부터 받으라”며 “치솟는 물가에 힘들어하는 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국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면 야당과 대화부터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특검', '김건희 특검' 수용으로 국민의 의혹부터 해소하라”며 “총선 민심을 거스르고 독선과 오만의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더 큰 국민 심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민정 녹색정의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역시나 반성과 국정 쇄신의 약속은 없었다”며 “국정 방향은 올바른데 국민이 몰라준다고 국민 탓하며 변명 일색이니 분노하기도 지친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여당의 총선 대패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심판 앞에서도 민심에 귀를 막고 불통으로 일관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이 절망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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