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해야 할 말은 안 하고…" 윤 대통령이 꼭 해야 할 말은 무엇이었나 [스프]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스토브리그.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서 대한민국 대표 정치분석가들과 한국 정치를 컨설팅해드립니다.
4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총선 관련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엿새 만에 윤 대통령이 육성으로 공식 입장을 발표한 겁니다.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지난 2년 동안 국민만 바라보며 국익을 위한 길을 걸어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국민이 체감할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민생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국민의 삶을 더 적극적으로 챙기겠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야당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조금이라도 국정의 변화를 기대한 국민을 철저히 외면했다며 지금까지처럼 용산 주도의 불통식 정치로 일관하겠다는 '독선적 선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방송 시작 직후 윤 대통령의 발언을 확인한 두 컨설턴트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생방송 중 전해진 윤 대통령 총선 참패 메시지에 대해 분석해 봤습니다.
(아래 내용은 4월 16일 방송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정유미 기자 : 총선을 전체적으로 정산하는 시간을 가져봐야 될 것 같은데요. 이번 총선 총평부터 들어보겠습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 일단 보수 정당이 총선을 세 번 연속 진 건 처음입니다. 그게 의미가 있고 4년 전에는 개헌 저지선을 읍소해갖고 103석을 하더니 이번에 탄핵 저지선을 읍소해갖고 겨우 108석을 했어요. 수도권 대참패를 했고, 이게 '뉴노멀'로 굳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주목했던 거는 세 번 연속 지면서 당명이 다 달랐어요.
2016년도에 새누리당, 2020년에 미래통합당, 이번에 국민의힘, 또 중간에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는 자유한국당이라는 당도 있었어요. 네 번 당명을 바꿨는데, 더불어민주당은 2016년, 2020년, 2024년 이길 때 다 더불어민주당입니다.
과거에는 보수 정당이 주류일 때는 당명을 안 바꾸고 한나라당으로 쭉 오고 민주당은 선거할 때마다 당명을 바꿨고 제가 당명 이름을 기억을 못해요.
정유미 기자 : 예전엔 그랬는데.
박성민 대표 : 이게 상징적으로 좀 보여주고 있다. 지금 보수가 얼마나 리더십과 정체성이 혼란을 겪고 있고 우왕좌왕하고 있는지. 선거 결과로도 나왔지만 저는 일단 그 대목을 주목해서 보고 있습니다.
정유미 기자 : 보수가 뭔가 제자리를 못 찾고 있는 거네요.
박성민 대표 : 못 찾고 있는 거죠.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 저도 박 대표님 말씀에 동의하는데 하여튼 이런 걸로 봐요. 인구 구조의 변화라든지 수도권하고 충청권이 큰 수도권이 돼버리는 거 그런 등등이 민주당 쪽이 점점 더 유리한 운동장이 되고 있다는 게 거시적인 분석 틀이고, 조금 미시적으로 볼 때는 거시적인 분석틀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존재의 압도적인, 부정적인 쪽의 영향력. 그 거시적인 틀보다도 저는 그게 더 강하지 않았나 싶어요.
왜냐하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라든지 조국 전 장관에 대한 평가가 정권 교체의 동력이었지 않습니까? 그게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 같은데, 그럼 이 거시적인 틀을 부활시킨 것은 윤 대통령의 압도적인 존재감이죠. 두 달 전, 세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윤 대통령이 한 2월쯤에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잖아요. 1차 윤-한 갈등 직후에 민생 이야기, 그 스탠스를 한두 달 정도 지켰으면 결과가 과연 어떻게 나왔을까. 물론 그래도 국민의힘이 압승하기는 어려웠겠지만 그때 이야기 나왔던 게 140석 정도, 여야가 비등비등한 거기까지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레인지가 있었던 것 같거든요.
근데 특히 3월 한 달 동안 대통령의 압도적인 존재감, 그리고 그 존재감이라는 게 2월 이전에 있었던 부정적인 기억들을 다 끌어낸 것이 조금 더 이번 선거 참패의 직접적인 원인 아닌가 싶어요.
박성민 대표 : 그 말도 제가 동의하고 일리가 있는 분석인데, 근본적으로 보면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이기는 시나리오가 잘 제시되지 않았어요.
세 가지 시나리오가 있었는데, 1차 시나리오는 탄핵 저지선 100석 할 거냐, 패스트트랙 저지선 120석 할 거냐, 저도 최대치는, 한동훈의 정치적 승리는 민주당 단독 과반 막으면 되는 거 아니냐 그러면 135석 넘어가면 된다고 그랬죠.
제가 뉴노멀이라고 말한 건 총선을 하면 아예 지는 건 당연하고, 이건 옛날에 민주당이 비주류일 때 그랬거든요. 왜냐하면 그때는 수도권이 비등비등하고 영남하고 호남에서 의석 차이가 너무 나서 기본 깔고 가는 게 달랐어요.
지금 수도권이 거의 전멸하고 대구 경북은 국민의힘이 전석 다 이겼어요. 4년 전에도 전부 다 이겼고. 자기들이 믿고 있는 세계와 실제 세계가 다르면 사람들은 인지부조화에 빠지게 됩니다. 아니 어떻게 범죄자들이 당을 만들고 또 저 당에서 김준혁, 양문석 같은 사람이 배지를 달고 승리하느냐... 이건 실제 현실이잖아요.
자기들이 믿고 있는 세상은 그런 세상은 전혀 아니지. 그러면 괴롭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보통의 사람들은 자기 객관화를 해서 성찰해서 민심이 이렇게 변했구나 해서 여기에 맞춰가는 거예요. 이게 성찰이에요. 그다음에 또 하나는 자기가 믿고 있는 세상이 옳은 세상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끼리만 얘기를 나누는 거죠. 보수 유튜버들. 그러면 자기 합리화에 빠지는 거예요. 그게 마약도 그렇고 술도 그렇고 다 그런 거거든요. 그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겠습니까?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정유미 기자 yum4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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