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활동 보장, 군 복무 현실화...봇물처럼 처우개선 쏟아낸 전공의들

김명지 기자 2024. 4. 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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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반대해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을 가스라이팅(심리를 조작해 지배하는 일)하고 있다는 전공의들의 주장이 나왔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을 사직한 전공의 류옥하다 씨는 16일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해 지난 2월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 20명에게 사직 이유와 복귀 조건 등을 설문한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류옥 씨는 지난 2일 전공의 1만 2774명과 의대생 1만 8348명에 의대 증원에 대한 의견을 물은 온라인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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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전공의, 동료 20명 인터뷰 결과 공개
“환자 버린 의사 프레임 씌우지 말라”
“복지 차관 반드시 경질, 환자 버린 의사 프레임 씌우지 말라”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 빌딩에서 사직 전공의 정성조사 결과 발표 및 의대 증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반대해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을 가스라이팅(심리를 조작해 지배하는 일)하고 있다는 전공의들의 주장이 나왔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을 사직한 전공의 류옥하다 씨는 16일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해 지난 2월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 20명에게 사직 이유와 복귀 조건 등을 설문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날 설문에 참여한 전공의들은 복귀 조건으로 의대 증원 백지화 외에도 의료사고 법적부담 완화, 군의관 복무 기간 단축, 업무개시명령 조항 삭제를 통한 파업권 보장,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 경질 등을 내세웠다.

앞서 류옥 씨는 지난 2일 전공의 1만 2774명과 의대생 1만 8348명에 의대 증원에 대한 의견을 물은 온라인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공개한 설문은 류옥씨가 150명의 전공의를 심층 면접하고, 이 가운데 병원으로 복귀하지 않은 20명의 답변을 추린 것이다.

필수의료 과목 2년차 레지던트라고 밝힌 한 전공의는 이번 조사에서 “수련을 하며 기소를 당하고 배상까지 하게 된 선배와 교수들을 많이 봤다”며 “선의의 의료행위에 대한 면책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복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류옥씨는 이에 대해 “의료사고로 소송을 당하면 15억~17억원을 배상해야 하는데, 이걸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의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류옥 씨는 “민주노총에서는 예비 노동자도 노동조합에 가입한다”며 “의사 전공의 의대생이 참여하는 노조가 만들어지고,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사 노조와 연합할 것이라는 풍문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단순 파업이 아니라 연례 파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지던트 2년차라고 밝힌 전공의들은 “전공의 노동조합 결성과 파업 권한이 보장돼야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다른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도 “환자 사망을 포함해 불가항력인 의료 사고에 대한 무분별한 소송을 막는다면 수련 현장으로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군의관 복무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인턴 과정의 전공의는 “전공의를 하지 않으면 현역 18개월, 전공의를 마치거나 중도포기하면 38개월 군의관을 가야 한다”며 “군 복무 기간을 현실화하지 않으면 남성 의대생은 전공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는 인턴 2년과 레지던트 4년으로 구성된다. 인턴을 마친 후 전공을 찾아 레지던트 과정을 밟는 식이다. 류옥 씨는 외에도 “대통령 사과는 어렵더라도 실무 책임자이자 망언을 일삼은 복지부 차관은 반드시 경질해야 한다”, “업무강도와 난이도가 높은 과목에 알맞은 대우가 필요하다”는 등의 답변을 소개했다. 류옥 씨는 “차관 경질 요구는 (전공의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얘기”라고도 말했다.

류옥 씨가 공개한 지난 온라인 설문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의 66.4%(1050명)는 ‘차후 전공의 수련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반대로 해석하면 34%가 전공의를 그만두겠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에 대해 류옥 씨는 “1~2년차 인턴들은 아예 돌아가지 않겠다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레지던트 말년 차들은 남아서 수련을 받겠다는 사람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4년 동안 수련한 만큼 과정을 마무리짓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류옥 씨는 또 전공의들이 ‘수련을 포기한 이유’로는 “의사가 악마화될 것 같아서”, “정부와 환자가 사명감이나 희생을 강요해서”, “수련 환경이 좋아질 것 같지 않아서”, “필수의료 패키지가 통과되면 전문의 자격 취득이 의미 없을 것 같아서”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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