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로봇청소기 시장서 삼성·LG 제친 中 로보락의 승부수… “AS센터 18곳→352곳으로 확대”
60도 온수로 물걸레 세척·열풍 건조
전국 하이마트 매장 334곳에 AS센터 추가 신설
삼성 이어 LG도 먼지 흡입·물걸레 일체형 제품 출시 예정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1위 업체인 중국 로보락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신제품 출시 행사를 열고 선두 수성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스팀 물걸레 기능을 추가한 새 AI(인공지능) 로봇청소기를 출시하자, 이에 질세라 로보락의 약점으로 꼽히던 애프터서비스(AS)를 대폭 강화해 맞불 전략을 내놓은 것이다.
16일 로보락은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코엑스에서 로봇청소기 신제품 행사를 열고 사람이 손대지 않아도 전자동으로 유지 보수를 할 수 있는 ‘로보락 S8 맥스V 울트라’를 공개했다. 댄 챔 로보락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은 “‘청소의 종말’을 목표로 출시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물걸레를 청소할 때 따로 오수를 버리거나 물통을 채우지 않아도, 마치 정수기처럼 자동으로 물이 순환하는 기능과 60도 온수로 물걸레를 세척하고 열풍 건조하는 기능이 특징이다.
사람 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벽 모서리를 청소할 수 있는 옆면 브러시도 새로 달았다. 로봇청소기가 모서리를 인식하면 팔처럼 청소기 본체 옆에서 브러시가 나와 먼지를 흡입한다. 물걸레 청소를 할 때도 옆면에서 물걸레가 추가로 나와 벽 가장자리 1.68㎜ 안쪽까지 닦아준다.
기존에 있던 먼지 흡입과 물청소 기능도 개선됐다. 오염 제거를 좌우하는 진동 모듈은 기존 분당 3000회에서 4000회로 늘렸고, 2개의 나선형 롤러 브러시가 회전하는 방식을 적용해 이물질 흡입력을 높였다. 또 카펫이 감지되면 물걸레를 바닥에서 최대 20㎜ 들어 올려 청소를 이어가고, 얼룩이 있으면 물걸레 전용 모드로 자동 전환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AI 인식 센서로 거울과 반려동물 등 73개 장애물을 식별해 피해 가도록 했다.
로보락은 올해 한국 시장에서 AS 개선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국내 AS센터를 기존 18곳에서 352곳으로 대폭 늘린 것이 대표적이다. 로보락은 전국 하이마트에 로보락 AS 접수 지점을 신설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이마트 매장에서 AS를 접수할 수 있게 했다. 또 하이마트 기사가 직접 집에 방문해 수리할 제품을 수거하고 배송하는 방문 수거 서비스도 소개했다. 김서영 로보락코리아 마케팅 총괄은 “제품 설치와 배송 역시 전문 기사가 한 번에 올인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중국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로보락은 작년 기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35.5%를 점유하고 있다. 150만원 이상 제품으로 좁히면 로보락의 국내 점유율은 80.5%에 달한다. 2020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로보락의 국내 매출은 매년 200% 이상 늘어 작년 2000억원을 기록했다.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가 되는 일체형 제품과 청소 경로를 설정하는 내비게이션 매핑(mapping·지도 그리기) 기술을 앞세워 국내 시장 진출 2년 만에 점유율 1위에 올랐다.
김 총괄은 “로봇청소기 사용자들의 불만은 대부분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불안정성에서 기인한다”며 “로보락은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기술력을 차별점으로 내세웠고, 실제로 써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편리하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국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로봇청소기에 물걸레 기능을 넣을 경우 퀴퀴한 악취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일체형 제품이 아닌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 제품을 각각 출시해 왔다. 일체형 시장을 로보락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파고든 것이다. 국내 로봇 청소기 업계 관계자는 “위생과 악취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기 전에 성급하게 일체형 제품을 내놓는 건 브랜드 전략 차원에서 득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술 개선에 주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먼지 흡입과 물걸레 일체형 제품의 수요가 늘자, 국내 업체들도 잇따라 기능을 개선한 일체형 로봇청소기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물걸레 기능이 추가된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출시했다. 55도의 고온 스팀 기능을 활용해 물걸레를 살균하는 기능을 넣었다.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을 잠식한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들이 카메라로 수집하는 각종 데이터 보안 문제를 언급하며, 삼성 로봇청소기는 글로벌 인증 업체로부터 최고 등급의 사물인터넷(IoT) 보안 안전성을 검증받았다고 강조했다. LG전자도 이달 중 물걸레 악취와 AI 기능을 개선한 일체형 로봇청소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삼성전자, P2·P3 파운드리 라인 추가 ‘셧다운’ 추진… 적자 축소 총력
- “트럼프 수혜주”… 10월 韓증시서 4조원 던진 외국인, 방산·조선은 담았다
- [과학영재교육 갈림길]② “의대 가려고 과학고 조기 졸업, KAIST가 거부한다”
- 가는 족족 공모가 깨지는데... “제값 받겠다”며 토스도 미국행
- 오뚜기, 25년 라면과자 ‘뿌셔뿌셔’ 라인업 강화… ‘열뿌셔뿌셔’ 매운맛 나온다
- [인터뷰] 와이브레인 “전자약 병용요법 시대 온다… 치매·불면증도 치료”
- ‘꿈의 약’ 위고비는 생활 습관 고칠 좋은 기회... “단백질 식단·근력 운동 필요”
- 위기의 스타벅스, 재택근무 줄이고 우유 변경 무료 나섰다
- “원금 2.6배로 불려 평생 연금 드립니다” 460억대 불법 다단계 적발
- ‘위스키·하이볼 다음은 브랜디?’... 종합주류기업 격전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