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일본 외교청서’ 입장…독도 항의, 과거사엔 침묵

박민희 기자 2024. 4. 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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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6일 일본이 외교청서에서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부당한 주장을 거듭한 데 대해 항의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등 한일 과거사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을 내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일본 정부가 이날 발표한 외교청서를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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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일본 외교활동 백서
한국, 논평·브리핑서 입장 밝혀
미바에 다이스케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16일 서울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정부는 16일 일본이 외교청서에서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부당한 주장을 거듭한 데 대해 즉각 철회를 촉구하며 다이스케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항의했다. 연합뉴스

정부는 16일 일본이 외교청서에서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부당한 주장을 거듭한 데 대해 항의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등 한일 과거사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을 내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일본 정부가 이날 발표한 외교청서를 통해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외교부는 “정부는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어떠한 주장도 우리 주권에 하등의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다”며 “앞으로도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도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로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 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는 독도에 대한 확고한 영토 주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독도에 대한 어떠한 부당한 주장에도 단호하고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사로 미바에 다이스케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항의했다. 이 자리에서 외교청서 내 독도 영유권 주장 등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거듭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표된 일본 외교청서는 2023~2024년 한국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소송에서 일본피고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판결들에 대해서도 “이 판결들과 2024년 2월 일본 기업이 한국 법원에 납부한 공탁금이 원고 측에 인도된 사안에 대해 일본 정부는 지극히 유감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의했다”고 기술했다. 한국 정부는 외교부 논평에서 이에 대해서는 한국쪽 입장을 명시하지 않았으며, 과거사에 대해 일본의 입장 변화도 요구하지 않았다.

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앞으로도 일측이 그간 밝혀온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흔들림 없이 계승하는 가운데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며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해법 취지에 따라서 원활한 피해 회복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임 대변인은 “이번 일본 외교청서에 우리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이 어려운 상태였던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는 것이었다는 일본 정부의 평가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포함하여 역사 인식에 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목했다. 이어, “한국과의 관계를 규정하는 데 있어 ‘파트너’라는 표현을 새로이 추가하는 등 전년 대비 한국 관련 기술이 일부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데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일본과 과거사에 대한 이견은 줄이고, 한일 협력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일본은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을 2018년 외교청서 이후 7년 연속으로 계속 외교청서에 넣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한일관계를 개선했다는 성과를 내세우고 있지만,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 일본 외교청서에 대한 외교부 대변인 논평 발표와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 초치 등 한국 정부의 대응 수준은 예년과 같은 수준이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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