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해상도로 뇌 속 들여다보는 세계 최강 MRI [와우! 과학]

고든 정 2024. 4. 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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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에 등장한 초음파, CT, MRI는 의료 진단 영역은 물론 과학 연구에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연구팀은 180km에 달하는 초전도 전선을 감아 가로 세로 5m, 무게 132톤의 MRI 장치 속에 넣었다.

연구팀은 너무 강한 자기장이 조직에 손상을 입히지 않을지 검증하기 위해 동물 및 조직 실험을 거친 후 20명의 건강한 자원자에서 이졸데 MRI의 성능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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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11.7T 자기장의 이졸데 MRI로 본 뇌. 사진=CEA

20세기에 등장한 초음파, CT, MRI는 의료 진단 영역은 물론 과학 연구에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환자나 실험동물의 몸속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서 질병의 진단도 쉬워지고 여러 장기와 조직의 연구에도 큰 진전이 있었다. 물론 과학자들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의료 및 연구용 진단 영상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프랑스 대체 에너지 및 원자력 에너지 위원회(CEA)의 연구팀은 특히 이 가운데 초강력 MRI 연구에 집중했다.

MRI는 기본적으로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서 인체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장치다. 따라서 조직을 더 크게 확대해서 보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의료용 MRI는 1.5-3T(T는 자기장의 단위인 테슬라)의 자기장을 만들기 위해 초전도 자석을 사용한다. 이보다 더 강력한 MRI를 만들기 위해서는 의료용 MRI보다 더 강력한 초전도 자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프랑스 CEA의 연구팀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졸데(Iseult) MRI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180km에 달하는 초전도 전선을 감아 가로 세로 5m, 무게 132톤의 MRI 장치 속에 넣었다. 그리고 초전도 전선을 절대 온도보다 약간 높은 영하 271.35°C의 극저온에 보관하기 위해 냉매로 7500리터의 액체 헬륨을 사용했다. 그 결과 이졸데 MRI의 자기장은 11.7T로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MRI보다도 강력하다.

3T, 7T, 11.7T 자기장에서 본 뇌. 사진=CEA

연구팀은 너무 강한 자기장이 조직에 손상을 입히지 않을지 검증하기 위해 동물 및 조직 실험을 거친 후 20명의 건강한 자원자에서 이졸데 MRI의 성능을 확인했다. 이졸데 MRI는 자원자의 뇌 조직을 0.2mm 해상도로 상세히 촬영했다. 의료용 MRI의 해상도는 1mm 수준이기 때문에 비교해서 보면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다. (사진)

이졸데 MRI는 제작은 물론 유지하는데도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반적인 진료 목적으로는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 질병 연구와 기초 생물학 연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졸데 MRI를 이용하면 과거에는 알 수 없었던 뇌의 신호 전달이나 대사 반응, 그리고 병리학적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알아낸 정보는 앞으로 신약 개발이나 질병 치료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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