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만난 김성훈, 잘 나가네"…메타가 찍은 업스테이지, 1천억 투자 '잭팟'
(지디넷코리아=장유미 기자)지난 2월 방한했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면담을 가졌던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1천억원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메타에서도 이례적으로 한국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의 기술을 직접 소개하는 등 글로벌 시장 내 입지도 탄탄히 다지는 모양새다.
업스테이지는 약 1천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21년 316억원 규모로 마무리한 시리즈 A 투자의 약 3배에 달하는 성과다.
이번 투자에는 ▲SK네트웍스 ▲KT ▲산업은행 ▲신한벤처투자 ▲하나벤처스 ▲미래에셋벤처투자 ▲기업은행 등 다수 기관들이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또 ▲SBVA(옛 소프트뱅크벤처스) ▲프라이머사제 ▲컴퍼니케이파트너스 ▲프리미어파트너스 등 기존 투자자들도 후속 투자를 단행하면서 업스테이지에 AI 사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로써 업스테이지는 시드 투자부터 시리즈 A, B까지 약 1천400여억원에 달하는 누적 투자금을 확보했다. 이는 국내 AI 소프트웨어 기업이 근래 유치한 투자액 중 최대 규모다. 회사 측은 벤처 투자 혹한기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예비 AI 유니콘으로서 잠재력과 성장성을 모두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했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앞서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기업 문서 및 비정형 데이터 디지털화 솔루션 '다큐먼트 AI' 제품의 성공적 안착이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더불어 지난해 12월 출시한 자체 사전학습 거대언어모델(LLM) '솔라'의 사업성과 기술적 역량을 글로벌 무대에서 증명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스테이지처럼 사전학습 모델을 개발해 사업화까지 성공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는다"며 "업스테이지는 솔라를 앞세워 금융, 법률, 온디바이스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고, 동남아 선도 통신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특화 LLM 구축에 나서는 등 유수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 사례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굴지의 보험사와 협업해 문서 처리 자동화를 실현한 다큐먼트 AI 솔루션을 결합하면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탓에 메타에서도 업스테이지를 주목하고 있다. 메타는 15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에 '매스(Math)GPTL : 라마2'를 활용해 고도로 개인화된 학습 플랫폼'이라는 게시물을 게재했는데, 여기서 라마2를 활용해 업스테이지가 개인화 학습 플랫폼을 만든 사례를 소개했다. 라마2는 지난해 1월 메타가 공개한 오픈소스 LLM다.
메타는 "업스테이지는 라마2를 기반으로 미세조정을 했고, 그 결과 업스테이지는 오픈소스 LLM 경쟁 플랫폼에서 GPT-3.5를 능가하는 최초의 회사가 됐다"며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LLM '솔라'도 LLM 경쟁 플랫폼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솔라는 GPT-3.5 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빠르게 추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김 대표가 지난 2월 저커버그 CEO와 한국에서 면담을 가지면서 양사의 협업 강화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졌다. 당시 저커버그 CEO는 메타의 오픈소스형 LLM '라마3'를 구동하는 자체 AI 반도체 개발과 생산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는데, 김 대표와도 라마3 개발과 관련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라마3 kr' 등 각국을 대표하는 LLM을 오픈소스형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이 주목하고 있는 만큼 업스테이지의 수익성 지표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작년 상반기에 다큐먼트 AI, 하반기 솔라 LLM 사업화에 본격 시동을 걸면서 짧은 기간에 100억원 규모의 신규 계약을 확보, 제품 출시 전 대비 2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솔라의 글로벌 사업 확장과 더불어 다큐먼트 AI 제품으로 금융, 보험, 의료 등 문서 처리 수요가 높은 시장을 개척하면서 올 1분기에만 작년 신규 계약액에 해당하는 실적을 거뒀다. 현재 국내외 3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추가 논의 중으로, 올해는 작년 대비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최근에는 솔라가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AI 모델을 제공하는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점프스타트(Amazon SageMaker JumpStart)' 등 글로벌 플랫폼에도 대표 사전학습 모델로 탑재돼 눈길을 끌었다. 또 오픈소스로 공개한 솔라 영어 모델을 기반으로 1여 개에 달하는 파인튜닝 모델이 나오는 등 새로운 생태계를 창출하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월 말 설립한 미국 법인을 거점으로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기업과 접점을 확대하고, 기업에 특화된 LLM 구축 수요를 집중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또 솔라 생태계 확장을 위해 데이터 전처리, 언어모델 평가 플랫폼 등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고도화하고, 전 세계 AI 개발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해커톤 등 다양한 이벤트도 선보인다.
김 대표는 "업스테이지는 엄혹한 투자 환경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한국을 대표하는 생성형 AI 기업으로서 기대를 확인했다"며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국내를 넘어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를 내고 인정받는 회사로 거듭나는 한편, 솔라를 세계 최고의 언어모델로 지속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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