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풍향계] 기재부 업무방식 ‘맥킨지’처럼 바꾸겠다는 부총리… 직원들은 ‘기대 반 우려 반’

세종=이신혜 기자 2024. 4. 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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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일 직원을 대상으로 '일하는 방식 혁신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최 부총리는 방송에서 기재부의 업무방식을 민간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처럼 바꾸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한 직원은 "민간기업의 업무 방식을 부처에 적용하면 신설되는 리서치팀 등 특정 부서의 업무강도는 가중되고, 맥킨지 성과 평가를 도입하면 경쟁도 심해질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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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지난 최 부총리, 기재부 직원 대상 첫 라이브 방송
올해 중점 둘 과제로 “저출산·성장잠재력·재정건전성” 꼽아
민간기업 업무방식, 평가 도입에 일부 직원들 ‘우려’
8일 라이브방송에 참여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획재정부 유튜브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8일 직원을 대상으로 ‘일하는 방식 혁신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이 라이브 방송은 최 부총리의 취임 이후 처음 이뤄진 것이었는데요. 방송이 끝나고 직원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최 부총리는 방송에서 기재부의 업무방식을 민간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처럼 바꾸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방송에는 과거 기재부를 거쳐 간 나석권 SK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와 조영선 KB금융 디지털·IT 부문 부사장이 함께 나왔습니다.

방송에서 조 부사장은 맥킨지의 문제해결 방식과 업무방식 등을 소개했다고 합니다. 조 부사장은 맥킨지에서도 일한 적이 있습니다. 전 세계 130개 이상 사무소를 둔 맥킨지 컨설턴트들은 주(Week) 단위로 문제를 찾고 초기가설을 수립한 다음 스토리라인을 작성해 가설검증 답안을 재정의하는 식으로 일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조 부사장은 특히 개인의 역량뿐만 아니라 팀 역량이 중요하다며 맥킨지는 내부에 리서치를 담당하는 리서치센터, 파워포인트만 전담해 만들어주는 팀 등 서포트(지원) 시스템이 잘 되어있다고 말했습니다.

최 부총리는 올해 중점을 두어야 할 과제가 무엇이냐는 한 직원의 질문에 “저출산·성장잠재력·세수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 속 재정건전성 지키기”를 꼽으며 기재부가 다함께 어려운 퍼즐을 풀어나가야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퍼즐을 풀어나가는데 맥킨지의 문제해결·업무방식을 적용해 보고, 평가 방식 또한 맥킨지형 성과평가를 중장기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했습니다.

조영선 KB금융 디지털·IT 부문 부사장(오른쪽부터), 나석권 SK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 부사장이 맥킨지의 업무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재부 유튜브

최 부총리는 본질적 업무집중 지원, 교육훈련 내실화, 보직관리강화 및 평가내실화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리서치팀을 신설해 실국에서 필요한 자료 통계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역시 맥킨지에서 시행하는 방식입니다.

이와 함께 기재부 공무원들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도록 내년 3월까지 온북 600대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온북’은 공무원 업무용 노트북으로, 출장지는 물론 집에서도 보안규정을 지키면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한 노트북입니다. 공무원들은 그동안 보안 문제 때문에 개인노트북을 활용해 업무를 하지 못했습니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라이브 방송에 대한 기재부 직원들의 평가는 그야말로 ‘기대 반, 우려 반’인 모습이었습니다.

한 기재부 직원은 “보고할 때 몇 시간 동안 파워포인트(ppt) 작업을 해야 해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었는데, 민간기업처럼 이런 부분을 지원해 줄 생각이 있으신 것 같아 이 부분은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직원은 “기재부가 지금 인사 적체가 심각해 타부처 동기들보다 승진도 늦고 일할 동기가 생기지 않았는데 민간기업 평가 방식을 도입해 빠른 승진 시스템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한 직원은 “민간기업의 업무 방식을 부처에 적용하면 신설되는 리서치팀 등 특정 부서의 업무강도는 가중되고, 맥킨지 성과 평가를 도입하면 경쟁도 심해질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또 다른 직원은 “비선호국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선호국에 가기 힘든 지금의 시스템이라면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민간직종과 공직의 차이가 큰데 맥킨지 평가방식에 따른 보상이 얼마나 확실하고 공정할지는 의문이다”라고 했습니다.

최 부총리는 이날 방송 말미에 “가능하면 분기에 한 번씩은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라이브방송을 꾸준히 해보려 노력하겠다”고 했는데요. 최 부총리 재임 중 기재부 문화가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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