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와 구독에 울고 웃는 알고리즘 실상

유혜인 기자 2024. 4. 1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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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정보를 공유하면서 살아간다.

뜬금없는 생각과 사소한 행위부터 연애, 프러포즈, 결혼, 입양, 출산, 죽음, 미용, 육아 등 모든 생활을 낱낱이 보여주는 사진과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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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권력의 등장 '100만 팔로워' 새로운 기회 영역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될 수는 없는 '인플루언서'
인플루언서 탐구 (올리비아 얄롭 지음, 김지선 옮김 / 소소의책 / 448쪽 / 2만 3000원)

현대인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정보를 공유하면서 살아간다. 뜬금없는 생각과 사소한 행위부터 연애, 프러포즈, 결혼, 입양, 출산, 죽음, 미용, 육아 등 모든 생활을 낱낱이 보여주는 사진과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다. 이러한 온라인상의 공유는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이제 고수익성을 창출하는 산업이 됐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수백만 명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온라인상의 유명인, 즉 인플루언서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일정 분량의 영상을 만들어 온라인에 업로드 하기 위해 자기 경험을 샅샅이 파헤치고, 자기 삶의 주요 행사를 방송하며,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고 보이지 않는 이들을 사적인 순간에 초대하기도 한다. 어느 덧 온라인에 자신을 공유하는 게 제2의 천성이 됐고, 참여와 자기 최적화의 논리는 우리 삶 구석구석에 침투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소셜 미디어 공간을 지배하는 인플루언서라는 존재를 깊이 있고 폭 넓게 분석한다. 열 살도 되지 않은 형제가 공동 유튜브 채널에서 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10대 엄마가 자신의 출산 과정을 브이로그로 기록하고, 자신의 채널을 키우기 위해 괴상한 행위를 일삼고, 정치적 폭동 사건 현장을 찾아가 생중계하는 등 갖가지 사례로 인플루언서의 면면을 살펴본다.

인플루언서로 성장하려면 온라인 생태계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먼저 조회 수와 시청자 수가 치솟아야 한다. 그러면 각종 브랜드와의 협찬 계약은 물론, 에이전트가 달라붙는다. 그럴수록 콘텐츠 업로드 주기는 갈수록 더 큰 압박을 받는다. 그러다 파벌이 형성되고 경쟁이 과열되면서 위협도 생기게 된다. 이런 고난과 역경을 겪으며 100만 이상 구독자를 달성하면 수많은 팬 계정과 현장 뒤에서 일하는 팀,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단 상품 라인을 거느리게 된다.

실제로 인플루언서의 수익 창출은 우리 상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인스타그램 최고의 인플루언서인 카일리 제너는 포스트당 약 120만 달러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텍사스에서 활동하는 '키드플루언서' 라이언 카지는 다채로운 장난감 언박싱으로 450억 회 이상 조회 수를 달성, 2020년 광고 수익으로만 295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인플루언싱은 누구나, 모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바로 이 잠재력과 가능성이 인플루언서 산업의 핵심이다. 성공의 비결은 언뜻 스마트폰 버튼 몇 개를 누르는 게 전부인 것 같지만, 사실은 주의 깊게 계산된 전략과 오랜 시간에 걸쳐 최적화된, 그러면서도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의 변덕 때문이다.

정치인이나 다른 유명 인사와 달리 인플루언서들은 내밀한 순간을 전략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자신의 프로필을 구축한다. 하지만 화려해 보이는 인플루언서의 빛나는 조명 뒤에는 온갖 비방과 가십이 따라붙고 인신공격도 이뤄진다.

우리는 입버릇처럼 '좋아요'와 구독 버튼을 눌러달라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간곡한 부탁을 거의 매일 받고 있다. 전통 미디어에 종말을 고하고 스스로 온라인 존재가 돼 가는 시대에서 우리는 낯선 이들과의 소통, 콘텐츠 제작에 대한 압박감, 바이럴 경쟁, 그리고 플랫폼과의 역학 관계 등에서 빚어지는 문제들을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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