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김일성 생일 명칭 '태양절'서 '4·15'로 변경한 듯"

북한이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의 공식 명칭을 '태양절'에서 '4·15'로 변경한 것으로 통일부가 잠정 평가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 취재진과 만나 "올해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에 진행된 여러 가지 정황을 보면 이름이 바뀐 것으로 잠정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어제 1면 제호 '경축' 배너에서 예년의 '태양절' 용어를 '4·15'로 대체했습니다.

같은 날 지면 전체를 통틀어 '태양절' 표현은 기사 1건에만 썼고, 오늘 지면에는 전혀 쓰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김일성 사망 3년이 지난 1997년에 김일성 생일을 태양절로 제정하고 매년 기념해왔지만, 올해 2월 17일을 끝으로 약 두 달간 관영매체에서 태양절 용어가 사라졌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공식 매체가 김일성 생일을 '4·15' 또는 '4월 명절' 등으로 부르고 있다"며 "과거 사례와 비교할 때 태양절 명칭을 의도적으로 대체하거나 삭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태양절 명칭 대체·삭제 배경은 김정은 집권 이래 북한이 김일성 신비화를 자제하고, '김정은 홀로서기'를 추구하는 데 따른 변화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앞서 2019년 3월 "김일성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우게 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또 최근 북한이 대남노선 전환을 선언하고 통일과 관련한 선대 업적 지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에 선대를 신비화하는 것이 '2국가론'과 충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조재영 기자(joja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politics/article/6589744_364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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