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집 헐고 새집 짓는데 20년 걸리는 나라…“생전에 재건축 될지” [필동정담]

서찬동 선임기자(bozzang@mk.co.kr) 2024. 4. 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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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조합원이 60%를 넘습니다." 최근 열린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관한 한 토론회장.

공사비와 인건비 등 주택공급의 발목을 잡고 있는 여러 요인과 대책들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역세권에 중대평형으로 구성된 대단지로 일찌감치 재건축에 대한 주민 동의율은 높았다.

또 공사비 갈등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지원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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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은마아파트. 매경DB
“65세 이상 조합원이 60%를 넘습니다.” 최근 열린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관한 한 토론회장. 공사비와 인건비 등 주택공급의 발목을 잡고 있는 여러 요인과 대책들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토론이 끝나갈 무렵 머리가 희끗한 방청객이 손을 들고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핵심은 재건축 사업기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에요.” 그는 서초구의 한 아파트 조합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역세권에 중대평형으로 구성된 대단지로 일찌감치 재건축에 대한 주민 동의율은 높았다. 2004년 조합설립추진위가 구성되고 2020년 조합도 설립됐지만 20년째 사업이 진행중이다. 그는 “인허가 과정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며 “조합원들이 만나면 ‘살아서 새집에 입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신규 주택공급의 70~80%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나머지 20~30%는 오피스텔이나 다세대·다가구 등이다. SH공사의 공공개발이나 국공유지가 아니면 서울에서 아파트 개발사업은 드물다. 이 때문에 정비사업이 길어질수록 주택공급도 부족해진다는 얘기는 지극히 타당하다.

아파트 재건축은 안전진단부터 정비구역지정, 조합설립추진위 구성, 조합설립, 사업시행계획인가, 관리처분, 이주·철거, 착공·분양, 입주까지 그야말로 ‘절차 사업’이다. 순조롭게 진행돼도 13~15년 걸린다. 인허가 지연이나 조합내 갈등이 불거지면 하세월이다. 2003년 조합추진위가 구성된 대치 은마아파트가 대표적이다. 3월 입주한 개포자이프레지던스도 주공 4단지 조합이 설립된지 11년만에 입주했다. 2년전 입주한 마포더클래시는 조합설립부터 입주까지 무려 21년 걸렸다.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10년 이내에 마치도록 패스트트랙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안전진단을 없애고 인허가 절차를 통합·축소하는 방식이다. 또 공사비 갈등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지원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2025년 한국은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다. 이미 재건축 아파트의 조합은 초고령화 사회가 된지 오래다. 헌집 헐고 새집 짓는데 20년은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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