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새 전략 짜는 카카오, 코GPT 2.0 공개 대신 서비스에 '승부'

최문정 2024. 4. 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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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GPT 2.0 개발 마치고 주요 서비스에 적용 중
본사에 AI 전담조직 신설…카카오브레인과 병합 방안도 거론

카카오가 최근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보전에 나서고 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사업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자체 생성형 AI 모델 '코GPT 2.0' 공개를 여러 차례 미룬 만큼, 올해는 카카오톡 등 주요 서비스와 결합한 형태로 AI 역량을 입증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AI 관련 조직 개편도 진행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두 번째 자체 생성형 AI 모델 '코GPT 2.0' 개발을 마치고, 이를 자사의 서비스 일부에 활용하고 있다. 코GPT 2.0은 카카오가 2021년 공개한 '코G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모델은 300억개의 매개변수와 1조5000억개 이상의 데이터 토큰을 학습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코GPT 2.0의 강점으로 비용 효율성을 꼽았다.

당초 카카오는 지난해에 코GPT 2.0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처음에는 상반기 중 공개를 예고했던 코GPT 2.0은 10월 이후 공개로 한 차례 발표가 밀렸지만, 결국 연내에도 이를 공개하지 못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기업들은 앞다퉈 자체 생성형 AI 모델을 공개했다"며 "네이버의 경우, '하이퍼클로바X'를 대대적으로 공개하고, 하반기에는 이를 적용한 서비스를 속도감 있게 출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 역시 코GPT 2.0의 개발은 완료한 상황이고, 실제로 다양한 서비스에 이를 활용하고 있다"며 "다만, 생성형 AI 모델 공개 자체가 의미를 갖던 흐름에서 실제 모델을 활용한 서비스와 수익모델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만큼, 모델 공개 자체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혐의로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사법 리스크의 중심에 섰다. 이에 카카오는 사회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기술 중심의 기업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카카오가 모바일 시대에 발맞춰 성장한 만큼, AI 시대의 경쟁력을 갖춰나가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12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임직원과의 간담회에서 "수년 전부터 AI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나 자신도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며 "(임직원)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니 많은 아이디어를 내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말 정신아 대표의 취임과 함께 AI 관련 조직 개편도 서두르고 있다. 카카오는 본사에 AI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전담조직은 그동안 각 사업부문별로 흩어져 있던 AI 연구·사업 역량을 결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이끌 전문가로 SK텔레콤 출신의 이상호 최고AI책임자(CAIO)도 영입했다.

카카오는 자체 생성형 AI 모델 '코GPT 2.0' 모델의 단순 공개 대신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카카오브레인

AI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오던 카카오브레인을 본사에 흡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이달 초 사내 타운홀 미팅을 통해 회사를 본사 AI 전담조직과 합치는 방안을 공유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와 카카오브레인은 급변하는 AI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AI 경쟁력 및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은 이사회 의결 과정 등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AI 기술 확보를 넘어서 서비스 중심으로 이를 활용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4일 AI전략 최고위 협의회 출범식 및 제1차 회의에 참석해 "(코GPT 2.0)모델을 언제 공개할지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미 출시된) AI 모델이 많기 때문에 카카오는 서비스 지향으로 (전략을) 가져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과 AI의 결합 방향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통해 안 읽은 대화 요약 말투 변경 등의 AI 기능을 추가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과거와 같은 카카오의 성장 모델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라며 "새로운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이 선임된 만큼 단기 실적뿐만 아니라 신규 성장 사업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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