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묵직해진 ‘범죄도시4’…최초 ‘삼천만’ 신화 쓸까
‘악당’ 김무열, 날렵함·전문 기술로 관객들 압도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형, 나 이 XX들 잡아야 돼.”
마석도(마동석 분)의 핵펀치가 다시 돌아왔다. 시원한 액션은 여전하지만, 분위기는 한층 진지해졌다. 필리핀을 배경으로,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소탕한다.
‘범죄도시4’는 2018년 마석도가 소속돼 있는 서울 광역수사대가 마약 사건 수사 도중 앱 개발자의 살인 사건을 접하면서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상대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지난 2월 한국 시리즈 영화로 처음으로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범죄의 중심엔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백창기(김무열 분)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천재 최고경영자(CEO)로 통하는 장동철(이동휘 분)이 있다. 백창기가 필리핀에서 온라인 불법 도박판을 벌이면 장동철이 이를 통해 번 수익을 국내 코인 상장에 쏟아붓는 방식이다.
‘범죄도시3’가 가벼운 웃음 코드를 담았다면, 이번 작품은 한층 무게감을 더했다. 범죄 소탕을 향한 마석도의 절실함도 더욱 강해졌다. ‘범죄도시’ 시리즈 특유의 유머가 살아있지만, 전편보다는 진지함을 더한 느낌이다. 형사로서 범인을 잡지 못하는 고뇌와 울분을 전편들에 비해 강조했다.
빌런도 크게 달라졌다. 1편에선 극악무도한 장첸(윤계상 분), 2편에선 분노에 찬 강해상(손석구 분), 3편에선 부패한 경찰 주성철(이준혁 분)이 빌런으로 등장했다면, 이번엔 살인을 직업으로 삼았던 특수부대 용병 출신 백창기가 빌런이 됐다. 그 어느 때보다 싸움 기술이 전문적이고 날렵하다. 김무열은 서늘한 눈빛과 적은 말수로 관객들을 압도하는 동시에 단도 하나로 깔끔하고 날렵한 액션을 선보인다.
김무열은 “백창기가 사람을 해치는 기술을 전문적·직업적으로 배우고 이를 통해 먹고 산 사람이기 때문에 인물이 전문적으로 보여야 한다는 욕심이 있었다”며 “액션의 잔동작을 빼고 간결하고 빠르게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전편의 무술감독이자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허명행 감독도 “백창기가 이전 빌런들처럼 자기 욕심을 채우는 자세로 악이나 깡으로 싸우면 액션적으로 변별력이 없을 것 같아 전투력이 강화된 캐릭터로 빌런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마석도의 액션은 기존의 복싱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좀 더 묵직함을 담은 펀치력으로 무장했다.
마동석은 “여러 복서 스타일을 합쳐서 경쾌한 느낌보다는 묵직한 느낌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잔 기술을 배제하고 큰 주먹을 위주로 해서 조금 더 파워를 담았다”고 했다.
덕분에 악당들에게 강력한 펀치를 날리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범죄도시’의 주특기는 이번 편에서도 유효하다. 마석도의 한 방에 악당들은 이리저리 튕겨나간다.
김무열은 “‘범죄도시’ 시리즈는 권선징악의 서사를 유쾌하고 통쾌하고 명쾌하게 소화하는데,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이 시원함”이라며 “‘나’로 대변되는 마석도가 불의에 맞서 싸우고 부당함과 답답함을 펀치 한방에 실어서 묵직하고 강력하게 날려준다”고 강조했다.
영화의 웃음 코드는 장이수(박지환 분)가 전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편들에서 장이수의 비중이 감초 역할에 그쳤다면 이번 작품에선 장이수가 범죄 소탕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주연급 조연으로 거듭난다. 박지환은 이번 작품의 배경 음악(OST)인 ‘대찬 인생’도 불렀다.
권일용 프로파일러 교수의 예상치 못한 등장도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다만, ‘범죄도시’ 1편을 연상케 하는 웃음 코드나 장면이 곳곳에 나오는데, ‘범죄도시’ 팬들에겐 반가운 지점일 수 있지만 지나치게 익숙한 맛을 선사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아울러 ‘두뇌형’ 악당으로 나오는 이동휘의 역할은 기존 빌런들에 비해 비중이 크지 않다.
한편 내년 개봉 예정인 ‘범죄도시 5’에 대해 마동석은 말을 아끼면서도 “전작들에 비해 톤이 많이 다르고, 변화들이 있다”며 귀뜸했다.
24일 개봉. 109분. 15세 관람가.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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