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가상자산으로 ‘글로벌 허브’ 재도약 추진… 본토 자금도 흡수할 듯

베이징=이윤정 특파원 2024. 4. 1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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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 아시아 최초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글로벌 가상자산 허브에 성큼 다가섰다.

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홍콩 증권 당국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현물 ETF 출시를 승인하자 "홍콩이 가상자산 허브가 되기 위해 싱가포르, 두바이 등과 경쟁하고 있다"며 "반대 의견에 대한 탄압으로 홍콩의 매력이 약화한 후 현대 금융 중심지로서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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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아시아 최초… 가상자산 허브 경쟁 우위
中 본토 부동산·주식 수요도 대거 쏠릴 듯

홍콩이 아시아 최초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글로벌 가상자산 허브에 성큼 다가섰다. 중국 본토에서 갈 곳을 잃은 부동산, 주식 등 투자 수요도 홍콩이 가상자산을 앞세워 대거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본토의 입김으로 정치·경제 자유도가 수직낙하하면서 희미해진 금융 중심지 위상을 가상자산 분야에서 회복한다는 홍콩의 구상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홍콩 증권 당국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현물 ETF 출시를 승인하자 “홍콩이 가상자산 허브가 되기 위해 싱가포르, 두바이 등과 경쟁하고 있다”며 “반대 의견에 대한 탄압으로 홍콩의 매력이 약화한 후 현대 금융 중심지로서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최대 번화가 침사추이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홍콩은 지난달부터 반역·내란 등에 대해 최고 종신형을 선고하는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홍콩 민주화 시위, 코로나19 봉쇄,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홍콩을 떠나고 있는 글로벌 금융 기업들을 더욱 부추기는 효과를 냈다. 다국적 기업을 포함한 외부 세력과 공모해 안보 범죄를 저지를 경우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지난해 홍콩 기업공개(IPO) 규모는 1년 전보다 56% 급감했고, 홍콩 대표 지수인 항셍지수도 1년 전보다 20% 가까이 떨어졌다.

하지만 가상자산 분야에서만큼은 과거의 높은 경제 자유도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미국은 비트코인에만 현물 ETF 출시를 승인했지만, 홍콩은 이번에 비트코인에 더해 이더리움까지 거래를 열어준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미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현금 상환만 허용하고 있지만, 홍콩은 현금에 더해 가상자산 현물로도 상환을 가능케해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상환시 현물을 현금으로 바꿔야 하는 번거로운 중간 과정을 없애 거래를 간소화한 것이다. 가상화폐 투자와 거래를 법적으로 금지한 중국 본토와 정반대다.

중국 본토에서 길을 잃은 투자 수요가 홍콩으로 대거 몰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상자산 전문가인 노엘 애치슨 이코노미스트는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와 인터뷰에서 “중국 투자자들은 국내 부동산 및 주식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데다, 미국 경제와 관련 없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비트코인으로 상당한 자금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홍콩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 ETF 2종은 올해에만 자산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홍콩이 싱가포르, 두바이를 제치고 가상자산 허브로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바이는 일찍부터 가상자산 규제 명확성을 확보하며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지난해엔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기관 투자자의 비트코인, 이더리움 보호 서비스를 두바이에서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싱가포르 역시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 코인베이스 등이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본부를 운영 중인 이유도 기업 친화적 환경 때문이다.

다만 홍콩이 중국 본토의 입김 하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언제든 가상자산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브스는 “홍콩이 가상자산 (허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중국 본토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중국 당국이 가상자산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홍콩의 가상자산 실험 허용을 재검토할 수 있다”며 “홍콩은 관련된 모든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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