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세계 최대’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재가동 임박…지역 동의 없이 핵연료 반입
일본 정부가 ‘원전 부활’ 행보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세계 최대 원전인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7호기의 재가동을 위해 핵연료 반입 절차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전날 오후 5시쯤부터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부지에 있던 핵연료 일부를 7호기 원자로 내에 넣었다. 도쿄전력은 향후 약 2주간에 걸쳐 핵연료 872개를 원자로에 반입한 뒤 물이 담긴 압력용기에서 누출이 발생하는지, 핵분열 반응을 억제하는 제어봉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은 원자로 7기로 구성되며, 합계 출력 821만2000㎾로 단일 원전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부지 총면적은 넓이가 약 4만7000㎡인 도쿄돔 90개분에 이른다. 하지만 이 원전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8월 안전에 대한 우려로 운전이 정지됐고, 2016년 10월에는 연료가 반출됐다. 2021년에는 원자력규제위원회가 핵물질 방호 미비 등을 이유로 사실상의 운전 금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뒤 일본 정부가 ‘원전 부활’ 행보를 보이면서,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의 운전 금지는 지난해 12월 해제됐다. 이날 핵연료가 반입되며 조만간 본격적인 재가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아사히는 “제어봉을 뽑아내면 핵분열이 연속해서 일어나 언제라도 발전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라며 “재가동을 위한 준비가 한 걸음 나아갔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원전의 재가동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도쿄전력이 지역 동의를 얻기도 전에 연료를 원자로에 반입한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니가타현 측은 그간 이 원전의 재가동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보여왔으며, 지난 1월 니가타현에서 멀지 않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강진이 일어난 뒤로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태였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는 “2013년 새로운 규제 기준이 만들어진 이후 재가동한 다른 전력회사 원전 12기는 모두 (지역) 동의 후에 작업했다”며 당국이 도쿄전력의 경영 실적을 개선하고 전력 소비가 많은 여름철에 앞서 전력 공급량을 확대하기 위해 가시와자키·가시와 원전 재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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