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인간이다” 세계 1위 셰플러가 이번주 RBC헤리티지 우승후보 9위로 밀린 이유
‘지금으로선 셰플러에 대한 기대를 조금 낮추는게 좋다.’
‘천하무적’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오는 18일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 아일랜드의 하버타운 골프링크스(파71)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 헤리티지의 우승예상에서 이례적으로 9위에 꼽혔다. 최근 4개 대회에서 3승과 한 차례 준우승을 기록한 세계 1위를 뒤로 밀어내면서 PGA투어 홈페이지가 밝힌 이유는 “그도 인간이기 때문”이었다.
RBC 헤리티지는 올시즌 5번째 시그니처 대회다. 지난해 페덱스컵 랭킹 50위 이내 선수들과 올해 우승자, 스폰서 초청선수 등 69명이 출전해 컷 탈락 없이 총상금 2000만 달러를 두고 나흘간 경쟁하는 특급대회다. 우승상금은 올해 마스터스와 같은 360만 달러(약 49억 8000만원)다.
셰플러는 마스터스가 끝난 뒤 만삭의 아내가 기다리는 텍사스주 댈러스 집으로 돌아갔지만 다시 채비를 차려 RBC 헤리티지에 출전하기로 했다. 이달말 출산예정인 아내 메리디스에게 산통이 오지 않는 한,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4승 및 통산 10승에 도전할 태세다.
PGA투어 닷컴은 16일 올린 파워랭킹에서 1순위로 지난해 우승자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을 꼽았다. 현재 세계랭킹 12위인 피츠패트릭은 지난해 조던 스피스(미국)와 연장전에서 승리하고 2022년 US오픈에 이어 PGA투어 2승을 거뒀다. 대회가 열리는 하버타운에서 가족들과 유년기의 추억을 쌓은 피츠패트릭은 최근 4차례 톱15와 평균타수 68.59타로 강세를 보여 올해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기대를 모은다.
캐머런 영, 잰더 쇼플리, 콜린 모리카와, 패트릭 캔틀레이(이상 미국) 등에 이어 셰플러를 9위에 꼽은 PGA투어닷컴은 “셰플러의 아내가 첫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고,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직후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도 인간이기에, 현재로선 그에 대한 기대를 조금 낮추는게 합리적이다”는 설명을 붙였다.
셰플러는 마스터스 우승 인터뷰에서도 여전히 강한 의욕을 보였다. “지는 걸 싫어하고, 골프를 사랑한다”며 “현재의 상승세를 당분간 더 즐기고 싶다”고 정신무장을 다진 그가 이번주엔 어떤 성적을 거둘지 아주 뜨거운 관심사다.
마스터스 공동 16위로 아시아선수 최고성적을 거두고 세계 38위로 뛴 안병훈을 비롯해 김주형(23위), 임성재(45위), 김시우(48위)가 출전해 우승을 노린다. 한국선수중 두 번째 세계랭킹에 올라 파리 올림픽 출전가능 순위로 진입한 안병훈과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6언더파 66타)를 쓴 김주형의 상승세가 주목된다. 마스터스에서 뼈아픈 컷탈락을 당한 임성재는 다음주 KPGA투어 우리금융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치르는 RBC 헤리티지에서 반드시 흐름을 돌려야 한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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