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임창용 이후 명맥 끊겼는데…KIA 98SV 클로저가 26년의 恨을 풀까, 8G 제로맨 ‘승승장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998년 임창용 이후 명맥이 끊겼는데…
KIA 타이거즈는 간판을 KIA로 바꾼 이후 단 한번도 세이브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타이거즈의 마지막 세이브왕은 무려 2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98년 임창용이다. 임창용은 당시 해태 유니폼을 입고 59경기서 8승7패34세이브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했다.
임창용 이후, KIA의 세이브왕 도전사는 순탄치 않았다. 2002년 이강철이 14세이브로 5위에 오른 걸 시작으로 2003년 진필중(19세이브, 5위), 2004년 신용운(11세이브), 2006년 윤석민(19세이브, 5위), 2007년 한기주(25세이브, 5위), 2008년 한기주(26세이브, 3위), 2009년 유동훈(22세이브, 3위), 2010년 유동훈(14세이브, 5위), 2013년 앤서니 르루(20세이브, 6위), 2014년 하이로 어센시오(20세이브, 5위), 2015년 윤석민(30세이브, 3위), 2016년 임창용(15세이브, 9위), 2017년 김세현(18세이브, 6위), 2018년 윤석민(11세이브, 10위), 2019년 문경찬(24세이브, 5위), 2020년 전상현(15세이브, 10위)이 세이브왕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임창용 이후 이 투수가 등장하기 전까지 20세이브 6차례, 30세이브는 한 차례 밖에 나오지 않았다. 롱런하는 마무리를 육성하지도, 제대로 영입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맷 윌리엄스 전 감독이 가장 잘 한 일이 정해영이란 마무리를 발굴하고 기용한 것이라는 평가다.
정해영은 2020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2년차이던 2021년에 곧바로 마무리를 꿰찼다. 2021년 34세이브로 3위, 2022년 32세이브로 3위, 2023년 23세이브로 7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 기간 KIA의 전력이 리그 탑클래스도 아니었고, 성적도 탑클래스와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KIA의 전력은 2017년 이후 가장 막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정해영도 업그레이드했다. KIA가 1998년 이후 26년만에 구원왕을 배출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해영은 올 시즌 8경기서 8⅓이닝 7피안타 8탈삼진 2볼넷 무실점, 평균자책점 제로에 8세이브를 자랑한다. 6세이브의 정철원(두산 베어스)을 제치고 리그 1위.
세이브 성공률 100%에 제로맨이다. KIA가 부상자 속출에도 뎁스가 부쩍 좋아져 세이브 상황이 자주 만들어진다. 그리고 정해영이 작년의 침체를 딛고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이후 리그 최고 마무리 배턴을 넘겨 받을 조짐이다.
정해영은 지난해 52경기서 3승4패23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세이브 숫자가 2021년, 2022년보다 줄어 들긴 했지만 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단, WHIP가 1.48로 셋업맨으로 뛴 2020시즌 1.70 이후 가장 높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FIP도 4.24로 높았다.
그러나 올 시즌 정해영의 WHIP는 1.08로 데뷔 후 가장 좋다. FIP도 2.53으로 확 낮췄다. 마무리투수는 어쨌든 피출루를 최소화해야 벤치와 동료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준다. 정해영이 삼진을 많이 잡는 타입은 아니지만, 투구내용은 작년을 넘어 마무리로 자리잡은 뒤 가장 좋다.
역시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 1개월간 다녀온 효과가 있다. 정해영은 지난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당시 투구밸런스를 교정한 게 효과를 봤다고 털어놨다.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 직후 상체로만 공을 던진다는 대표팀 류중일 감독의 쓴소리를 들었지만, 현재 정해영은 이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정해영이 업그레이드됐다고 해도, 팀 전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세이브왕은 쉽지 않다. 그런데 올해 KIA가 만만치 않을 조짐이다. 정해영은 캔버라에서 구원왕도,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의 세리머니를 할 기회도 생각지도 않는 모습이었다. ‘
그러나 정해영은 기회는 준비하는 자에게 온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어느덧 마무리로서 경험도 꽤 쌓았다. 최연소 100세이브도 예약했다. 이제 시즌 초반일 뿐이지만, 올해 확실히 조짐이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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