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 삽입 없이 방광 기능 살핀다… ‘전자 센서’로 감염위험·불편함 낮춰

KAIST·미 노스웨스턴대, 방광 크기와 압력 변화 측정하는 시스템 개발
”방광 수술 환자의 감염 예방할 것으로 기대”

권경하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김지혜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원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방광의 크기와 압력 변화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방광 기능 모니터링을 위한 무선 이식형 플랫폼(위), 쥐 모델 실험 셋업(가운데), 개코원숭이 실험 셋업(아래)/KAIST

국내 연구진이 방광에 관을 삽입하지 않고도 방광 기능을 안전하게 모니터링하는 생체전자 시스템을 개발했다. 방광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감염 예방과 재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경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김지혜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원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방광의 크기와 압력 변화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방광의 종양 부위를 잘라내는 부분적 방광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비교적 긴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현재 회복 기간에는 요로 동역학 검사(UDS)를 통해 몸 밖으로 소변을 배출하는 기능을 간헐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UDS는 연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기 어렵다. 방광에 고무 또는 금속제의 가는 관인 ‘카테터’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요로 감염과 상행성 신우신염의 위험도 있다.

연구진은 요로에 카테터를 삽입하지 않고 방광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이식형 방광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생분해성 스트레인 센서를 이용해 방광의 크기와 압력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회복 기간이 끝나면 해당 센서가 신체 내에서 자연스럽게 용해돼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모니터링 장비를 제거하는 데 추가 수술이 필요 없어 합병증 위험을 줄이고, 환자의 불편함을 낮출 수 있다.

연구진은 쥐 모델에 플랫폼을 이식한 후 최대 30일까지 실시간으로 방광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었다. 개코원숭이 실험에서도 이번에 개발한 기술과 전통적인 UDS의 결과가 최대 8주까지 일치했다. 해당 시스템이 장기간 수술 후 방광 회복 모니터링을 위한 UDS의 대안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뜻한다.

권경하 교수는 “개코원숭이와 같은 비인간 영장류를 활용한 광범위한 실험을 통해 방광 기능에 대한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장치의 효능을 입증했다ˮ며 “환자들의 회복 시간을 단축하고 전반적인 수술 결과를 개선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ˮ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에 지난달 28일 발표됐다.

참고 자료

PNAS(2024), DOI: https://doi.org/10.1073/pnas.2400868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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