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의 SNS에 울고 웃는 소속사들

우다빈 2024. 4. 1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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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의 SNS, 연이은 논란사
업계 관계자들이 직접 밝힌 고충
"팬들과 소통 이점" VS "협의 없는 게시글로 민폐"
스타의 SNS 관리에 대한 고심이 짙어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연예인들의 SNS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일부 스타들이 소속사 검열 없이 문제의 요소가 될 만한 글과 사진을 게시하는 일은 비단 오늘 내일의 일은 아니다. 팬들은 소속사에게 스타의 관리를 안 하냐는 날 선 비난을 하지만 소속사의 마음은 팬들만큼 타들어가는 중이다.

최근 스타들의 SNS들이 거듭 화두에 올랐다. 한소희·황정음 등 여러 연예인들이 감정적인 대응으로 '자업자득'의 늪에 빠졌다. 한소희의 경우 류준열과의 열애설 이후 불거진 환승연애 의혹에 반박하다가 류준열의 전 연인 혜리를 저격하는 모습으로 대중의 눈총을 샀다. 황정음은 비연예인을 전 남편의 상간녀로 근거 없이 지목했다가 수차례 고개를 숙여야 했다. 두 배우 모두 대중의 호감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던 타이밍에 SNS 논란으로 발목이 잡혔다.

이에 소속사들도 나란히 비상등이 켜졌다. 사실 스타들의 SNS 관리는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속을 태우는 영역이다. 스타들이 공식 계정을 직접 운영할 수록 팔로워 수치는 더욱 높아진다. 이는 스타들과 직접 소통을 원하는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 관리하는 것에 대한 리스크도 분명히 존재한다.

30대 배우들이 대거 포진된 소속사 관계자 A씨는 "스타들이 직접 운영하는 SNS가 주는 이점이 분명히 있다. 연예인들한테 개인의 일상, 또는 회사와 협의된 콘텐츠에 대해서 자유롭게 올리는 부분에 있어서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개인의 영역이다"라고 짚었다.

다만 연예 활동에 관련해서는 분명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A씨는 "회사와 논의 중인 사안에 있어서 팬들한테 알려준다는 이유만으로 협의되지 않고 연예인 개인이 올리는 경우가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일이다. 엔터 관계자들은 본인 담당 아티스트 SNS 알림 설정을 모두 했을 것이다. 상시 모니터링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인 아이돌의 SNS 계정 운영에 회사가 개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연차와 경험을 쌓은 후 SNS로 일상을 공개하고 광고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선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대부분 문제가 되는 행동은 스타의 감정적인 대처다. 연예인이기 때문에 회사랑 상의하고 게시물을 공개해야 하는데 이들도 사람이니까 감정적으로 행동할 때가 있다. SNS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연예인이 아닌 인간적인 모습이 드러날 때, 대중이 보고싶어 하는 그림이 아닐 때 논란이 불거진다. 결국 스타의 SNS까지 규제를 받는 그런 공간이 돼버린 이유"라고 강조했다.

20대 배우를 홍보하는 매니지먼트 관계자 B씨는 "스타의 SNS 활용은 팬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긍정적이다. 하지만 SNS를 통해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기는 걸 생각했을 땐 스타들 스스로 더욱 신중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또 다른 배우 소속사 출신 관계자 C씨는 "SNS 논란을 일으키는 스타들을 보면 연령대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SNS로 물의를 빚는 상황은 SNS 광고 해지 사유는 아니다. 음주나 마약 등의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스타와 소속사는 계약을 해지하면 끝인 관계다. 하지만 스타에게 남은 이미지는 본인의 책임이며 자신이 감안해야 하는 몫이다. 배우가 갖고 있는 가치관이 중요하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SNS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스타들에겐 전문가의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SNS은 개인 사생활 범위이기에 회사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러나 협의가 필요한 게시물에는 스타 개인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령 소속사가 준비하는 프로모션 또는 광고, 방향성에 맞지 않는 게시물을 올리는 경우 화살이 소속사로 쏟아지는 사례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환승이별'에 크게 반발했다가 논란에 휩싸인 한소희의 소속사 역시 아티스트 케어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당시 소속사는 "회사가 배우를 잘 케어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 소속사가 둥지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반성하고 있다"라면서 고개를 숙였다.

한 변호사에 따르면 스타의 SNS 관리는 '인권 저해'에 속하기 때문에 소속사 입장에서 검열이 불가능하다. 특히 호감도가 높은 스타는 SNS가 광고의 플랫폼이 되기 때문에 함부로 SNS 계정을 삭제하기 어렵다. 한 게시글에 적게는 수백, 많게는 수억이 오가는 광고글과 파장을 일으키는 논란의 글까지, 소속사들의 고심이 짙어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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