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밀라노 선언’ 20년만에...삼성, 밀라노서 디자인 철학 공개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4′에서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새롭게 정립한 디자인 철학을 공개했다. 밀라노는 ‘삼성 디자인, 애니콜 빼곤 1.5류’라며 디자인 혁신을 외친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이른바 ‘2005 밀라노 디자인 선언’이 있었던 곳이다.
15일(현지 시각) 삼성전자는 밀라노 시내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립과학기술박물관 인근에서 ‘공존의 미래’를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삼성의 디자인 지향점을 몰입형 미디어 아트로 표현했다. 삼성전자가 밀라노에서 디자인 가치를 담은 전시를 여는 건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사장)은 “삶의 전 영역에 큰 영향을 끼치며 대전환을 불러온 AI 시대에 걸맞게 디자인 방향성 또한 진화시켜가겠다”고 말했다.
◇2030까지 본질·혁신·조화 디자인 추구
삼성전자는 AI 시대를 맞아 2030년까지 추구할 새로운 디자인 철학으로 본질, 혁신, 조화를 꼽았다. 제품 본연의 기능과 쓰임에 집중하는 ‘본질을 추구하는 디자인’, 고객의 삶에 의미 있는 변화를 줄 수 있는 ‘혁신적인 디자인’, 제품, 서비스, 나아가 사회적인 조화까지 포용하는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구현하겠다는 포부다.
노태문 사장은 “본질에 집중한 혁신을 통해 고객의 삶과 조화를 이루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며 “사람과 기술의 조화를 강조한 이번 전시처럼 의미 있는 디자인 혁신을 통해 사람 중심의 디자인 철학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건희 선대 회장도 강조했던 디자인
삼성전자가 새롭게 디자인 철학을 제시한 밀라노는 2005년 이건희 선대 회장의 ‘디자인 선언’이 있던 곳이다. 당시 이 선대 회장은 밀라노 디자인위크를 찾아 “애니콜은 일류지만, 삼성의 (평균적인) 디자인 경쟁력은 1.5류(流)”라고 밝히며 삼성의 디자인 실력이 아직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 선대 회장은 다음날 밀라노 현지에서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디자인 전략 회의를 열고 “삼성의 차세대 핵심 전략은 바로 디자인”이라고 선언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전 계열사의 디자인 역량을 세계적인 명품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삼성전자는 월드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과 그룹 차원의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한 ‘밀라노 4대 디자인 전략’을 본격 추진했다. 독창적인 디자인과 UI 아이덴티티 구축, 디자인 우수인력 확보, 창조적이고 새로운 조직문화 조성, 금형기술 인프라 강화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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