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업고 튀어’, 회귀물 tvN 흥행 자물쇠를 여는 KEY가 될 수 있을까[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4. 4. 1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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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월화극 ‘선재 업고 튀어’ 포스터. 사진 tvN



최근 젊은 층에 ‘회귀물’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콘텐츠다. ‘회귀물’이란 현재의 상황을 바꾸기 위해 우연한 기회에 과거의 특정 시간으로 돌아가 다시 삶을 사는 과정을 다루는 이야기다.

자신의 삶을 다시 산다는 점에서 다른 인물이나 존재로 태어나는 ‘환생물’, 다른 세계로 옮겨가는 ‘이세계(異世界)물’과는 차이가 있다. 최근 인기를 얻는 웹툰이나 웹소설은 거의 이러한 틀을 가진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원작이 될만한 웹툰이나 웹소설이 ‘회귀물’이다 보니 드라마 역시 ‘회귀물’이 많다.

tvN이 이 ‘회귀물’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는 채널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 초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통해 ‘회귀물’로서의 인기를 톡톡하게 얻었던 tvN은 지난주 첫 방송 된 새 월화극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해 이 기세를 이어갈 느낌이다.

‘선재 업고 튀어’는 김빵 작가의 웹소설 ‘내일의 으뜸’을 원작으로 ‘여신강림’과 ‘톱스타 유백이’를 쓴 이시은 작가가 대본을 썼다. 인생이 나락으로 빠지던 순간 자신을 구해준 톱스타의 존재에 기뻐하던 열성팬이 그의 사망 사건에 크게 절망하고, 그 순간 2008년인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최애(가장 사랑하는)’ 아이돌과 함께 로맨스를 펼친다는 내용이다.

tvN 월화극 ‘선재 업고 튀어’ 주요 장면. 사진 tvN



지난주 첫 방송이 시작됐고 15일 3회가 방송된 ‘선재 업고 튀어’는 주인공 임솔(김혜윤)이 밴드 이클립스의 보컬 류선재(변우석)를 선망하고 따르지만, 콘서트장 인근에서 한 번의 만남을 끝으로 선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다. 절망하던 솔은 2008년 과거로 향하고 당시 수영부 학생이었던 선재의 곁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드라마는 누구나 ‘최애’ 하나쯤은 있는 팬 문화의 단면과 함께 회귀물을 통해 자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을 지키는 기회를 얻는 주인공을 통해 강력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거기에 ‘일촌신청’이나 ‘피처폰’ 등 2008년을 상징하는 각종 소품들을 끼워 넣어 근과거에 대한 시청자들의 향수도 자극한다.

거기에 과거로 간 솔에게 선재가 원래부터 호감을 느끼고, 첫사랑으로 좋아하고 있었다는 설정이 반전으로 들어가고 두 사람이 호감을 느끼자 친구관계를 상징하는 커플사진이 현재에 등장하는 등 과거의 변화가 현재에 끼치는 영향도 공개돼 관심을 모았다.

tvN 월화극 ‘선재 업고 튀어’ 주요 장면. 사진 tvN



이런 점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도 재미를 봤던 부분이다. 남편의 외도와 시한부 질병으로 괴로워하던 주인공이 결국 남편에게 살해당한 후, 과거 남편을 만나기 전인 시기로 돌아가 이 모든 상황을 바꾸려고 애쓰고 결국 새로운 사람도 만난다는 구성은 ‘선재 업고 튀어’처럼 회귀물에 대한 강력한 동기부여를 준다.

게다가 과거로 간 이가 지금의 기억을 모두 안고 가, 당시의 상황을 어떻게든 바꾸려 한다는 설정 역시 시청자의 몰입을 돕는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과거의 일을 미리 말하려 하면 시간이 멈추는 설정은 ‘선재 업고 튀어’ 주인공 임솔에게는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5%대의 시청률로 출발한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10%를 넘겨 13%대의 시청률(닐슨 코리아 유료가구 기준)까지 찍으며, tvN 월화극 사상 5년 만에 제작진과 출연진이 포상휴가를 가는 성과를 냈다. 이후 ‘웨딩 임파서블’은 흥행적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선재 업고 튀어’의 초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선재 업고 튀어’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플랫폼 엑스(X, 구 트위터)의 실시간 트렌드에 오르고, 드라마에 삽입된 OST 수록곡이 음원사이트 멜론의 인기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또한 OTT 데이터 분석 업체 키노라이츠 오늘의 콘텐츠 통합 랭킹 2위, 4월12일 기준으로 국내 드라마 프로그램 트렌드 지수 1위에 오르는 등 관심을 받았다.

또 한 번 회귀물은 tvN의 월화극으로 다시 화제의 중심에 놓을 수 있을까. 예전에는 치정물이었다면 지금은 청춘물이다. tvN이 봄에 어울리는 회귀물로 명예회복을 노린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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