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일까 냉장고일까…디자이너 손 닿자 예술이 된 'LG 시그니처'
'3년째 맞손' LG전자-모오이 쇼룸…창업자·관람객 '문전성시'
(밀라노=뉴스1) 강태우 기자 = "지금 유럽에서 가장 핫한 디자이너가 참여한 이 냉장고는 3000만 원 정도 합니다." 성재욱 LG전자 키친솔루션 해외영업팀장은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에서 취재진을 만나 세계적인 가구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Patricia Urquiola)와의 협업 제품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2018년 LG전자(066570)가 유럽 빌트인 시장을 공략하며 내세운 초프리미엄 브랜드다. 밀라노 쇼룸은 유럽 지역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다.
지상 2층·지하 1층으로 약 300평(1100㎡) 규모의 쇼룸은 상설 운영 공간이다. 하지만 '밀라노 디자인 위크' 시즌이 되면 새로운 콘셉트로 방문객을 맞는다. 이날 찾은 쇼룸은 16~21일 열리는 밀라노 위크를 맞아 '세밀함·정밀함·정교함'을 콘셉트로 꾸며져 있었다.
쇼룸에는 '상위 1%'를 겨냥한 디자이너 협업 신제품 2종이 전시돼 있다. 그중 하나가 1층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녹색 서랍장'이다. 볼드한 디자인이 인상적인 이 제품은 우르퀴올라가 직접 디자인했다.
일반적인 모듈형 서랍인 줄로만 알았는데 제품 한쪽 상·하단 장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언더카운터 모듈형 냉장고'가 들어가 있었다. 이 냉장고의 위 칸은 음료 및 화장품 냉장고로 활용하고 아래는 냉동고로 사용할 수 있다.
성 팀장은 "실제 구매 가능한 이 제품의 가격은 3000만 원 수준"이라며 "모듈형 냉장고만 별도 구매 시 1960유로(약 290만 원)지만 디자이너의 디자인이 가미되면 가격이 열배 정도 뛴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출신의 우르퀴올라는 밀라노 위크, 타임(TIME)지 등에서 올해의 디자이너, 디자인 거장으로 꼽힐 정도로 명성이 높다. 이번 쇼룸에도 직접 초청하고자 했지만 너무 바쁜 나머지 이날 현장을 찾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또다른 신제품을 만날 수 있다. 밀라노 건축디자인 그룹 M2 아틀리에가 디자인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와인 캐빈'이다. 이 제품은 360도 회전형 구조에 하단은 25병 보관이 가능한 와인 셀러, 상단은 와인잔을 전시·수납하는 공간과 시가 박스로 구성됐다.
성 팀장은 "와인 캐빈은 3000만 원 이상의 제품으로 와인셀러만 따로 구매하면 2499유로(약 369만 원) 정도다"며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상위 1% 고객을 타깃으로 하지만 이 같은 디자이너 제품은 그중에서도 더 럭셔리한 것을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했다.
LG전자 가전과 디자인 결합은 근처 '모오이(Moooi)' 쇼룸에서도 볼 수 있다. 패브릭, 조명, 가구 등의 사업을 하는 네덜란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모오이와 LG전자의 협업은 올해로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AI)을 주제로 한 화려함이 콘셉트였다면 올해는 '리빙룸(거실)'이 갖는 의미를 자연스러움으로 해석했다. 쇼룸에 들어서자 차분한 색감, 향, 조명들이 오감을 자극했다. 또 모오이 소파, 카펫 등과 엑스붐 360, 슈케이스, 스타일러 등 LG전자의 가전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이날 전시 공간에는 수백명의 관계자 및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현장을 찾은 마르셀 반더스 모오이 공동창립자 겸 수석 디자이너는 기자들을 만나 "삶이 곧 리빙(life is living)이다. LG와의 협업은 놀랍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라이프 이즈 굿'이라는 철학을 디자인에 담아 모오이와 유럽 지역을 지속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임아정 LG전자 브랜드마케팅팀 책임은 "평범함을 추구하지 않는 LG전자와 모오이의 철학이 서로 닮아있다"며 "양사 간 협업은 가전과 TV 등에서 한 단계 향상된 만큼 앞으로도 이를 통해 유럽 시장을 겨냥할 것"이라고 했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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