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PC, AI로 데운다…글로벌 제조사들 ‘인공지능’ 경쟁
‘신경망처리장치’ 탑재한
노트북·데스크톱 속속 출시
2년간 마이너스 성장 딛고
올 1분기 출하량 3.2% 증가
애플도 ‘M4칩’으로 참전
‘과장’ 시각에도 시장 활기
NPU 거대언어모델(LLM)이나 복잡한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된 전용 처리장치.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비해 전력 및 작업 효율이 훨씬 뛰어나다.
오랜 침체를 겪어온 PC 시장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활기가 돌고 있다. AI 기능을 갖춘 칩을 내장한 개인용 노트북·데스크톱 등이 속속 출시되면서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1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PC 제조사들은 AI 기능을 접목한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한창이다. 애플은 차세대 M4 프로세서 생산을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M4 칩을 내장한 맥북 시리즈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엔비디아 등에 비해 AI 기술이 가장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애플은 AI 작업이 가능할 정도의 강력한 M4 칩을 개발해 맥북 수요 부진을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AI PC는 신경망처리장치(NPU)가 탑재된 컴퓨터다. NPU는 거대언어모델(LLM)이나 복잡한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된 전용 처리장치로, 기존의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AI에 비해 전력 및 작업 효율이 훨씬 뛰어나다.
지난해 12월 인텔이 PC용 프로세서 ‘코어 울트라’를 내놓으면서 컴퓨터 시장의 AI 경쟁이 본격화됐다. 주요 PC 제조사인 삼성·LG·레노버·HP·델·에이서 등이 인텔 코어 울트라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PC 시장 진출을 노리는 퀄컴도 인텔의 뒤를 바짝 따라붙고 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칩을 지난해 10월 공개했으며, 오는 5월 MS가 스냅드래곤 X 엘리트를 탑재한 노트북을 발표할 예정이다. 스냅드래곤 X 엘리트의 NPU는 45 TOPS(초당 1조번 연산처리)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 코어 울트라는 34 TOPS 수준인데 이보다 빠른 것이다.
아직은 AI PC의 성능·효용이나 필요성 등이 과장됐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대부분 PC 제조사들은 네트워크 없이 기기 자체에서 생성형 AI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MS의 윈도 AI 비서 ‘코파일럿’의 경우, 온디바이스(기기 내부에서 구동)가 아닌 외부 클라우드 서버에서 처리된다.
반면 제조사들이 AI PC 경쟁을 통해 ‘더 빠르고 전력 소모도 적은’ 칩을 만들어내는 등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년여간 매 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오던 PC 시장은 서서히 상승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5724만2000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수치다. 카날리스는 올해 AI 지원 PC가 전 세계적으로 약 4800만대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체 PC 출하량의 18%에 해당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0월로 예정된 MS의 윈도 10 지원 종료는 기업 고객들의 PC 교체를 이끌 전망”이라며 “이 같은 교체 수요는 다시 AI PC의 침투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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