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여의도 재건축 후끈… '삼성·롯데' 대교아파트 군침

김창성 기자 2024. 4. 1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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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조합설립 인가… 신통기획 자문사업 1호 상징성 부각
상반기 정비계획 결정고시, 하반기 시공사 선정 등 목표
바로 옆 한양아파트 재건축, 현대건설이 품으며 자극
[편집자주] '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서울 여의도 대교아파트의 재건축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사진=김창성 기자
몇 년째 지지부진하던 서울 여의도 재건축사업이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최근 한양아파트 재건축조합이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데 이어 올 1월 재건축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바로 옆 단지 대교아파트도 재건축 정비계획(안) 주민 공람에 들어가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교아파트 조합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자문사업 1단지라는 상징성과 한강 조망 강점 등을 내세워 상반기 내 정비계획 결정고시 완료 후 하반기에 시공사 선정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들썩이는 49세 노후 아파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자리한 576가구, 4개동 규모의 대교아파트는 1975년 9월 준공된 49세 노후 단지다. 전용면적 95.5㎡~151.74㎡ 중대형으로 구성됐다.

새롭게 외벽 페인트칠을 해 겉보기엔 깔끔하지만 전 가구가 복도식 구조인 데다 중년의 나이만큼 곳곳이 낡았다. 여의도 일대 노후아파트 재건축은 추진 10년이 넘었지만 최근 들어 제대로 사업 속도감이 느껴진다.

대교아파트 바로 옆에 위치한 588가구, 8개동의 한양아파트가 최근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확정하며 재건축 프로젝트에 본격 시동을 걸어서다. 한양아파트의 재건축 순항으로 대교아파트도 자극을 받고 있다.

대교아파트는 지난해 2월 추진위원회 승인 뒤 11개월 만인 올 1월 관할 영등포구청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승인받아 새 아파트 입성이라는 꿈에 부풀었다. 조합은 올 상반기 내 정비계획 결정고시를 완료하고 하반기 시공사 선정,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서울 여의도 대교아파트가 재건축 추진에 들썩인다. 사진은 올 초 조합 설립 당시 아파트 외벽에 걸렸던 삼성물산의 축하 현수막. /사진=대교아파트조합
현재 조합은 주민설명회와 구의회 의견 청취에 이어 오는 5월 정비계획안 서울시 상정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6월 정비계획 결정 및 고시를 목표로 정비계획 수립 절차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영등포구청 주관으로 지난 3월21일부터 대교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에 대한 주민공람 절차에 돌입했다. 주민공람은 이달 20일까지 진행된다.

대교아파트는 서울시의 신통기획 자문방식(패스트트랙)으로 개발을 추진하는 첫 사업장이다. 현재 4개동 576가구, 최고 12층인 대교아파트는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469.79% 지하 4층~지상 42~49층 4개동의 한강뷰 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입주 예정시기는 2030년이다.

정희선 대교아파트 조합장은 "재건축은 속도가 생명이고 사업 특성상 눈에 보이지 않는 단계와 절차가 많다"며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앞 단계를 숙지하고 준비해 시간을 계속 단축해 나가는 것이 조합의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여의도 대교아파트가 들썩이는 분위기다. 사진은 올 초 조합 설립 당시 아파트 외벽에 걸렸던 롯데건설의 축하 현수막. /사진=김창성 기자


대형 건설업체 러브콜… 높은 사업성 자신감


재건축 기대감에 거래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교아파트 95.5㎡(3층)는 지난 1월31일 기준 1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133.65㎡(12층)는 지난해 11월 25억원에 팔렸고 같은 해 7월에는 151.74㎡(9층)가 29억6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문의는 많지만 일부 급매를 빼면 거래가 활발하진 않다"며 "주택시장이 계속해서 불황이라 조합원 입장에서 가격 상승 기대감에 계속 보유할지 매도할지 관망 중"이라고 짚었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교아파트는 주변에 각종 인프라를 갖춘 직주근접·역세권·학세권·공세권 단지인데 데다 한강 조망의 강점까지 있다"며 "미래가치와 사업성이 풍부해 가격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대교아파트가 품은 미래가치에 대해 대형 건설업체도 공감하는 분위기다. 현재 대외적으로 대교아파트 재건축 사업 입찰에 참여 의지를 밝힌 건설업체는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을 보유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 롯데캐슬 상위 브랜드 '르엘'을 내세운 롯데건설이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여의도 대교아파트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대교아파트 재건축 사업 조감도. /사진=대교아파트조합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은 올 초 대교아파트의 조합설립 인가 당시 단지 외벽에 거대한 축하 현수막을 내걸고 조합원 눈도장 찍기 경쟁을 벌였다. 두 건설업체 외에 사업에 관심을 보인 시공사도 더 있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정 조합장은 "실명을 밝히긴 어렵지만 현재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을 포함해 3~4개 대형 건설업체가 지속해서 조합과 접촉을 하며 시공권 수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조합은 현재 주택경기가 불황임에도 재건축 사업 추진에는 적기라고 보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가 완화 추세고 불황이 끝난 후에 시장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시점에 분양이 이뤄지므로 수익성 면에서 큰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정 조합장은 "새로 지을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시설뿐 아니라 앞으로 최소 100년 동안 서울을 대표하는 여의도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유연한 확장성을 갖고 차세대 주거단지를 계획하고 있다"며 "공사비 급등으로 추가 분담금 우려가 있지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사업 추진에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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