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이후 볼 거 없잖아?"…체면 구긴 디즈니, K-드라마 싹쓸이
'무빙' 흥행 효과에 '삼식이 삼촌' 등 K-드라마 수 늘려
투자 확대에 업계 일각서 제작비 상승 주범 지적 나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드라마를 싹쓸이하고 있다. 김하늘, 김혜수, 류승룡, 박보영, 송강호, 정지훈, 주지훈, 차승원, 한효주 등 드라마 출연진도 다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보다 화려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디즈니의 공격적인 드라마 확보 움직임이 콘텐츠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지상파, 토종 OTT 등의 콘텐츠 투자·제작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류승룡·임수정·양세종 등을 주연으로 한 드라마 '파인'을 내년에 공개할 예정이다. '미생'으로 유명한 윤태호 작가가 2014년에 냈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드라마 '카지노' 등을 만든 강윤성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지난해 말까지도 새 작품 공개 소식이 없던 디즈니플러스는 최근 들어 제2의 '무빙' 가능성이 보이는 드라마 공개 확정 소식을 전하고 있다.
다음 달 15일 공개 예정인 '삼식이 삼촌'이 대표적이다. 1990년 연기 생활을 시작한 이후 한 번도 드라마에 출연한 적 없던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을 통해 첫 드라마 연기를 도전한다. 이 밖에 차승원 주연의 '폭군', 김혜수 주연의 '트리거', 박보영·주지훈 주연의 '조명가게'도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무빙' 효과 본 디즈니+, 대규모 투자 영향 끼쳤다
디즈니+ 투자 확대에 방송업계·토종 OTT 드라마 투자 부담↑
디즈니가 한국 드라마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는 '무빙' 흥행 효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초 '카지노'로 주목받은 디즈니플러스는 같은 해 8~9월 '무빙' 흥행으로 토종 OTT를 위협하는 위치까지 올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디즈니플러스 앱 월 이용자 수(MAU)는 433만7769명으로 전달 대비 146% 올랐다. 4위 웨이브와의 격차도 28만여명으로 줄였다.
세계 OTT 시장에서도 '무빙' 흥행력이 입증됐다. '무빙'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홍콩, 대만, 동남아 등 아시아태평양(아태) 국가에서 공개 첫 주 최다 시청 시간 1위를 달성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도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전 세계 구독자 수가 전 분기 대비 2.8% 올랐다고 밝혔는데 드라마 '아소카'(스타워즈 세계관 '만달로리안' 스핀오프)와 함께 '무빙'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처럼 한국 콘텐츠가 해외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걸 체감한 디즈니가 드라마 투자를 늘리며 '삼식이 삼촌', '트리거' 등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하지만 이러한 디즈니 투자에 지상파 등 방송업계와 토종 OTT는 불안한 모양새다. 글로벌 OTT가 한 작품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제작비와 배우 출연료를 지급할수록 향후 드라마 제작·투자비 기준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글로벌 OTT는 제작비가 많이 드는 드라마일지라도 작품성이 있다면 적극 투자한다. 이에 제작사 입장에서는 자신 있다면 토종 OTT, 국내 방송사 등과 협상할 필요가 없다. 일례로 '삼식이 삼촌'은 지난해 8월 촬영을 마쳤으나 편성 플랫폼이 확정되지 않았다. 글로벌 OTT를 위주로 물색했던 가운데 뒤늦게 디즈니플러스로 확정됐다.
배우 입장에서도 본인이 원하는 출연료를 글로벌 OTT가 수용할 수 있는 만큼 배우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영향에 콘텐츠 업계 일각에서는 제작비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편 디즈니는 작품 수 확대와 함께 이동통신사와 손잡고 구독료 할인으로 OTT 시장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12월31일까지 자사 5G 요금제 가입자에게 디즈니플러스 구독료(월 9900원) 10~8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정부는 최근 OTT 구독료 부담 완화를 위해 이동통신사, OTT 기업을 만나 통신-OTT 결합 요금제 확대 협조를 요청해 왔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준으로 요금 상품을 판매하는 넷플릭스, 구글(유튜브 프리미엄) 등 글로벌 OTT가 정부 정책에 협조할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디즈니플러스가 글로벌 OTT 중 유일하게 통신사 결합 요금제 확대에 동참했다.
디즈니플러스가 결합 요금제 확대에 나선 데는 염가로 이용자를 유인한 뒤 콘텐츠 흥행 효과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미 디즈니플러스는 LG유플러스와 협업해 2021년 11월 당시 LG유플러스 인터넷TV(IPTV) 신규 가입자에게 디즈니플러스 3개월 구독권을 지급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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