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둥둥, 수원천 악취에… 시민들 “코 막고 다녀요” [현장, 그곳&]

오민주 기자 2024. 4. 16. 05:31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5일 오전 수원특례시 화홍문 일대 수원천에서 부유물과 함께 심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이곳에서 폐사한 물고기를 수거하는 관계자. 김시범기자

 

“악취가 너무 심해서 수원천을 지나갈 때마다 코를 막고 숨을 참으면서 다닙니다.”

15일 오전 9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 북수동에 있는 수원화성 화홍문 주변 수원천.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러 하천을 따라 걷다 보니 알 수 없는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비가 오면서 오수가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었고, 하천 주변에 쌓인 나뭇잎과 썩은 퇴적물이 불어난 하천에 의해 흘러가면서 악취가 사방으로 퍼졌다. 이곳 일대에서 9년째 환경정화 활동을 하고 있는 박수남씨(가명·77)는 “평소에도 시민들이 하천이 너무 더럽고 냄새가 난다며 내게 하소연하고 간다”며 “매일 죽은 물고기들과 쓰레기들을 건져내도 악취가 심한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지난 14일에도 이곳 일대의 하천은 기름띠로 엉겨있었고,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주말을 맞아 수원 화성행궁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은 심한 악취에 코를 막고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노명미씨(63·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 주변 하천이 구정물이어서야 되겠냐”며 “평소에도 하수구 냄새가 진동해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수원화성 화홍문 주변 수원천에서 원인불명의 기름띠가 발견되고 악취가 발생하고 있어 주기적인 하천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수원특례시 등에 따르면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는 수원천은 북쪽 화홍문부터 남쪽 남수문까지 물길이 이어져 있다. 수원 팔색길 중 1길 모수길에 수원천이 포함돼 있어 수원시민들이 성곽길을 따라 산책을 즐겨 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 하천 일대에서 악취가 계속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수원천은 합류식 관(오수와 우수가 한 개의 관)을 사용하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면 하천으로 오수가 흘러나와 물이 오염되면서 악취가 심해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한 풀씨행동연구소 운동가는 “하천 오염에는 누군가 무단으로 방류하는 오염수가 문제가 될 경우도 있고, 하천 바닥에 있는 찌꺼기가 쌓여서 나는 악취 문제도 있기 때문에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며 “관할 지자체에서 물이 고이지 않고 빠르게 흐를 수 있도록 하천 구조물을 정비하고 정화 활동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수원특례시 관계자는 “합류식 관을 사용하는 하천에서 악취 민원들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며 “관계기관과 함께 수원천 주변 하수관로 청소 및 준설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