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생존 수영’ 의무화했더니… 물엔 안 들어가고 참관 수업

세월호 참사 이후 교육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생존 수영’ 수업을 의무화했다. 세월호 침몰 같은 위기 상황에서 학생들이 최소한의 대응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생존 수영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생존 수영 관련 행정 업무를 맡고 있는 교사 A(26)씨는 “생존 수영 수업 일에 맞춰 가족 여행 등을 이유로 체험 학습 신청서를 제출하고 수업에 오지 않는 학생들이 있고, 사춘기 학생들은 수영 수업 자체를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다”며 “수업을 불편해하는 학생들은 수영장에 같이 가 참관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수영 수업을 할 수영장은 부족한 실정이다. 교육부의 ‘초등학교 생존 수영 교육 가능 수영장 현황에 따르면, 작년 3월 기준 전국 초등학교 수는 6175교였는데 수영장을 보유한 초등학교는 122교였다. 교육청이 보유한 수영장 40곳, 지자체 등의 수영장 810곳에서 생존 수영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한 수영장에 예약이 몰리는 경우가 많아 여러 학교가 수영 수업 일정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학교에 수영장을 설치하려 해도 관리에 막대한 비용과 행정력이 동원돼 섣불리 만들기도 어렵다”고 했다.
교사들은 생존 수영 의무 수업이 학생 관리 부담만 가중한다고 했다. 경기 지역 초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 B(30)씨는 “학생 인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한 책임은 담임교사가 100% 지게 돼 부담이 크다”고 했다. 제주 서귀포의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 김모(26)씨는 “수영장에서 수영 수업을 하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오히려 커질 수 있으니, 교실에서 구명조끼 착용법, 생존 수영법을 배우는 ‘물 없는 생존 수영 수업’을 하기도 한다”며 “이론 수업만으로 학생들이 위급 상황에서 생존할 능력을 배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일부 학교에선 VR(가상현실)이나 학습지를 통해 생존 수영 수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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