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플러, 2번째 그린재킷 입고 ‘V9’… “새 지배자 나타났다”
올 9개 대회서 3승-톱10 8차례
우즈, 1년 2개월 만에 4R 마쳐
안병훈 공동 16위 한국선수 최고
셰플러는 1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정상에 올랐다. 2022년 첫 우승에 이은 2년 만의 이 대회 우승이자 PGA투어 통산 9번째 우승이다.
셰플러는 직전 3개 대회인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휴스턴 오픈 준우승을 차지한 뒤 마스터스에서도 정상을 밟았다. 같은 해에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마스터스에서 모두 우승한 것도 2001년 우즈와 올해 셰플러뿐이다. 셰플러는 올해 출전한 9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어떤 라운드에서도 오버파를 기록한 적이 없다. 이 9개 대회 중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공동 17위)를 제외하고 8번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 상금 360만 달러(약 50억 원)를 받은 셰플러는 시즌 총상금 1509만 달러(약 209억 원)를 넘겼다. 이 부문 2위 윈덤 클라크(미국·약 795만 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액수다. 셰플러는 세계 랭킹 포인트(평균 13.99점)에서도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7.65점)에게 두 배 가까이 앞서 있다.
마스터스에는 전년도 우승자가 새 챔피언에게 우승자의 상징인 그린재킷을 입혀주는 전통이 있다. 셰플러는 자신이 지난해 그린재킷을 입혀줬던 욘 람(스페인)에게 그린재킷을 넘겨받았다. 셰플러는 “마스터스 우승이 어떤 의미인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다시 그린재킷을 집으로 가져가게 돼 매우 특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스터스 우승 캐디도 자신이 대회 기간 입었던 흰색 캐디복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셰플러의 캐디인 테드 스콧은 2012, 2014년 우승자인 버바 왓슨(미국)의 백을 멘 것을 포함해 마스터스에서만 4차례 우승을 거들었다.
2022년에는 캐디와 함께 아내 메러디스 씨도 셰플러의 곁을 지켰지만 이번에는 첫아이를 임신 중이어서 대회 현장을 찾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내에게 산통이 찾아오면 중도 기권하겠다고 했던 셰플러는 “아내와 아이가 내 인생에서 골프보다 우선순위에 있다”면서도 “당분간 공에서 눈을 뗄 생각이 없다. 나는 요즘 정말 골프를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6번째 마스터스 정상 등극을 자신했던 우즈는 이날만 5오버파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16오버파 304타로 컷을 통과한 60명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1996년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스코어다. 우즈가 공식 대회에서 4라운드 72홀 일정을 모두 소화한 건 지난해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우즈는 이날 4라운드로 마스터스 통산 100라운드를 채웠다.
한국 선수 중에는 안병훈이 최종 합계 2오버파 290타 공동 16위로 순위가 가장 높았다. 4년 만에 마스터스 무대를 밟은 안병훈의 대회 최고 성적이다. 김주형과 김시우는 5오버파 293타로 공동 30위를 했고, 임성재는 컷 탈락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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