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우승러’ 셰플러 시대

김경호 기자 2024. 4. 1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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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스코티 셰플러가 1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열린 제88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라운드에서 4타차 우승을 거둔 뒤 지난해 우승자 존 람의 도움을 받아 그린 재킷을 입고 있다. 오거스타 | UPI연합뉴스


1타차 선두로 나선 최종일
경쟁자들 무너질 때 줄버디
4타차로 2년 만에 그린재킷
마스터스 5번 출전 2승 따내
올 벌써 3승 극강의 세계 1위


“질주하는 셰플러를 멈출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의 아내밖에 없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장면을 묘사하며 출산이 임박한 그의 부인 말고는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고 표현했다. 셰플러는 대회 개막 전부터 아내 메리디스에게 산통이 오면 중간에 어떤 순위에 있더라도 당장 집으로 달려가겠다고 공언했었다.

다행히 셰플러 부부에게 그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셰플러는 1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제88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3개로 4타를 줄이며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첫 메이저대회 출전에 2위에 오른 신예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를 4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상금 360만 달러(약 49억 8000만원).

2022년 마스터스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맛본 셰플러는 지난해 존 람(스페인)에게 내줬던 그린 재킷을 되찾으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3승, 통산 9승(메이저 2승)을 거둬들였다. 5번째 마스터스 출전에서 2승을 챙긴 그는 1, 3회 대회 우승자인 호튼 스미스(미국)의 3번 도전에서 2승에 이어 최단기간 마스터스 다승 달성 기록을 세웠다.

셰플러는 지난달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연속 제패한 이후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 공동 2위로 3회 연속 우승엔 실패했지만 이어진 마스터스에서 세계 최강임을 다시 확인했다. 2020년 PGA투어 신인왕 셰플러는 2022년 피닉스 오픈에서 첫 우승을 거둔 이후 3년 새 9승을 몰아치며 그의 시대를 열었다.

1타차 선두로 출발한 셰플러는 초반 한때 콜린 모리카와, 맥스 호마(이상 미국), 오베리와 공동선두를 이뤘으나 8번홀(파5) 버디에 이어 9번홀(파4) 버디로 중간합계 8언더파를 이루며 단독선두로 나섰다. 이어 10번홀(파4)에서 3연속 버디를 완성한 셰플러는 경쟁자들이 아멘 코너(11~13번홀)에 접어들며 큰 스코어를 쓰고 무너지는 사이 오히려 간격을 벌렸다. 13, 14번홀 연속 버디로 3타차 선두가 된 그는 16번홀(파3)에서 3m 버디 퍼트를 넣고 쐐기를 박았다.

우승 세리머니에서 지난해 챔피언 존 람의 도움을 받으며 그린 재킷을 입은 셰플러는 캐디 테드 스콧과 가족 등에게 특별한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이제 즉시 집으로 달려가겠다. 마스터스 우승과 함께 처음 아빠가 되는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모리카와,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와 공동 3위(4언더파 284타)를 차지한 맥스 호마는 “축하하고, 아이와 함께 즐겨”라며 인사했다.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와 캐머런 스미스(호주)는 공동 6위(2언더파 286타)로 LIV골프 선수 중 최고성적을 거뒀다.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22위(4오버파 292타)를 차지했고, 존 람은 공동 45위(9오버파 297타)에 그쳐 세계랭킹 4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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