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의 요술램프 ‘에브리 싱글 샷’
2022년에 이어 2024년 마스터스 정상에 오른 스코티 셰플러(28·미국)는 “도저히 가르칠 수 없다”는 독특한 스윙을 한다. 그런데 어떻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그 어렵다는 오거스타의 유리알 그린을 정복하고 세계 최고의 골퍼로 공인받았을까? 궁금증을 풀고 싶다면 그가 어떻게 경기했는지 살펴보고 싶을 것이다.
TV 중계를 놓쳤더라도 그가 친 모든 샷을 마스터스 홈페이지(masters.com)과 마스터스 앱에서 볼 수 있다. 세계 정상급 골퍼들도 모두 나서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 마스터스는 대회 무대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코스에는 팬들을 비롯해 선수, 미디어까지 휴대전화 반입을 일절 금지하는 ‘No Cell Phone’ 전통을 고집스러울 정도로 지키고 있다. 반면 코스 전장 7555야드에서 벌어지는 모든 선수의 모든 샷을 영상에 담아 거의 실시간으로 전 세계 누구나 마스터스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볼 수 있도록 무료로 제공하는 첨단 서비스를 한다. 출전 선수 100명 안팎의 ‘에브리 싱글 샷(Every Single Shot·모든 샷)’을 선택해서 보면 된다.
마스터스 팬들에게 ‘모든 홀, 모든 샷(Every shot Every hole)’을 볼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은 2019년 대회부터 도입됐다. 이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엄청난 투자와 마스터스의 오랜 파트너인 미국 지상파 CBS와 IBM과의 협업을 통해 이뤄졌다고 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다섯 번째 그린재킷을 입던 2019년 대회에서 나온 모든 선수의 2만2118개의 샷이 마스터스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에게 전달되는 대변혁이 일어난 것. PGA투어가 2004년부터 샷 링크를 통해 모든 선수의 샷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었지만, 18홀에 걸쳐 모든 선수의 샷을 동시에 영상으로 담는 것은 워낙 비용도 많이 들고 고난도 작업이 필요했다.
어떻게 가능할까?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18개 홀에는 모두 110개의 카메라가 배치돼 있다. 티잉 구역부터 페어웨이나 러프, 그린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동시에 촬영하기 위해 슈퍼볼 중계 수준의 인프라를 갖춰 놓았다. 촬영된 영상은 일단 오거스타 제작 본부에 전달되고 나서 뉴욕과 애틀랜타, 영국에서 기본 편집을 한다. 그리고 로스앤젤레스에서 영상의 퀄리티를 올리는 작업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상은 중계방송을 위한 고화질 영상과 앱을 위한 저화질 영상으로 나누어 오거스타로 보내지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런 작업이 5분에서 20분 이내에 마무리돼 모든 홀, 모든 샷의 마스터스 영상을 전 세계 팬들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스터스는 이렇게 촬영한 모든 영상을 자료로 매일 하이라이트를 만들어 제공한다. 그 작업을 IBM의 AI 프로그램인 왓슨이 맡아서 한다. 현장에서 선수와 팬들이 경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명분으로 휴대전화를 금지하면서, 동시에 최첨단 테크놀로지로 ‘디지털 샷’의 향연을 펼치는 마스터스의 독특한 두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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