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증 환자의 뇌에는…‘구멍’이 두 개 뚫렸다?

김영섭 2024. 4. 15.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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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증(Psychosis)을 앓으면 환청, 환각을 겪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등 망상적 믿음을 갖는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카우스투브 수페카 임상 부교수(정신과, 행동과학)는 "뇌 '필터'와 뇌 '예측기'라는 두 가지 중요한 시스템의 기능 장애가 정신증인 환각과 망상으로 나타난다. 환자가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알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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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증 발병, 뇌 ‘필터’와 뇌 ‘예측기’ 등 두 가지 핵심 시스템 오작동 탓”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팀은 정신증을 아주 알기 쉽게 설명했다. 정신증 환자의 뇌에는 중요한 외부 사건과 내부 생각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정보를 걸러주는 '필터'(Filter)와 보상을 예상하는 경로로 이뤄진 '예측기'(Predictor)라는 두 가지 핵심 시스템이 잘못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정신증(Psychosis)을 앓으면 환청, 환각을 겪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등 망상적 믿음을 갖는다. 정신증은 단독으로 발생해 환청 환각 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조현병(정신분열증)과 양극성장애 등 심각한 정신병의 두드러진 특징이기도 하다.

정신증 환자의 뇌에는 중요한 외부 사건과 내부 생각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정보를 걸러주는 '필터'(Filter)와 보상을 예상하는 경로로 이뤄진 '예측기'(Predictor)라는 두 가지 핵심 시스템이 오작동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팀은 정신병을 앓는 어린이, 청소년, 청년의 뇌 스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뇌가 들어오는 정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 정신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카우스투브 수페카 임상 부교수(정신과, 행동과학)는 "뇌 '필터'와 뇌 '예측기'라는 두 가지 중요한 시스템의 기능 장애가 정신증인 환각과 망상으로 나타난다. 환자가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 알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과는 어려운 문제인 정신증의 발병과 진행을 이해하는 데 좋은 모델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생각과 현실의 단절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모델을 뒷받침해주는 결과다. 이 결과는 특히 조현병의 예방이나 지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에 의하면 조현병(정신분열증)이 뇌에서 어떻게 시작되는지 연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조현병은 보통 10대나 젊은 성인에게 발생한다. 사회적 위축, 무질서한 사고와 언어, 에너지와 의욕의 감소 등이 이 병의 특징이다. 연구자들이 조현병 환자의 뇌 스캔을 분석할 때는 질병의 영향과 약물의 영향을 구분할 수 없다. 또한 조현병의 진행에 따라 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 수 없다.

연구팀은 정신증이나 조현병의 위험이 30% 높은 특정 유전병(22q11.2 결실증후군)을 가진 6~39세 환자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특정 유전병 환자의 뇌 기능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신증 환자의 뇌 기능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이런 뇌 패턴이 종전의 정신증 이론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확인된 뇌 패턴은 정신증에서 인지제어 시스템이 어떻게 오작동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모델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한 이 특정 유전병 환자 101명의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 뇌 스캔 데이터를 다른 3개 대학에서 수집했다. 이와 별도로 원인을 알 수 없는(특발성) 초기 정신증 환자 120명, 자폐증 환자 101명,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환자 123명, 건강한 대조군 411명 등 특정 유전병이 없는 사람 등의 뇌 스캔 데이터도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특정 유전병(22q11.2 결실증후군)은 22번 염색체의 일부가 빠져 없어지는 병이다. 인구 2000~4000명 당 1명의 발생률을 보인다. 이 유전병 환자는 조현병이나 정신증에 걸릴 위험이 30% 더 높고 자폐증이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앓을 수도 있다. 연구팀은 특정 기계학습 알고리즘(공간 심층 신경망)을 분석에 활용했다. 연구에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영국 옥스퍼드대, 칠레 가톨릭대 등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Two key brain systems are central to psychosis)는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실렸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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