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170억 FA’ 전원 2군행 굴욕… 타격 부진 유강남까지 말소, ‘손가락 부상’ 채은성 2군행

김태우 기자 2024. 4. 1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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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강남은 14일까지 시즌 17경기에 나갔지만 타율 0.122, 출루율 0.217에 머물렀다. 41타수 5안타라는 부진한 성적에 그나마 5안타 중 하나만 장타였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363에 불과했다. 결국 15일 1군에서 말소됐다. ⓒ곽혜미 기자
▲ 롯데로서는 현재 경기력 저하로 2군으로 내려간 세 선수의 반등이 절실하고, 최대한 빨리 경기력을 찾아야 5월 이후 대반격을 조준할 수 있다.ⓒ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시즌을 앞두고 롯데가 야심차게 영입한 세 프리에이전트(FA) 선수가 모두 2군에 내려가는 참담한 사건이 벌어졌다. 부상도 아니고, 모두 부진 때문이다. 롯데의 1군 선수단 정비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어려운 여건을 빠져 나갈 수 있을지, 또 세 선수의 자존심 회복 시점이 언제가 될지도 관심사다.

KBO는 야구 경기가 없는 15일 1군 등록 및 말소 현황을 발표했다. 총 10명의 선수가 1군에서 말소되고 세 명의 선수가 1군에 등록됐다. 나머지 7명은 16일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즌 초반 리그 최하위에 처진 롯데가 3명을 내리는 동시에 3명을 콜업해 선수단에 변화를 줬다. 이어 한화가 2명을 1군에서 말소했고, 그 외 LG·SSG·두산·삼성·키움에서도 각각 1명씩 1군 엔트리 말소가 있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팀은 롯데다. 꼭 가장 많은 선수가 1군에서 말소됐기 때문은 아니다. 타격 부진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던 주전 포수 유강남(32)이 결국 2군으로 갔기 때문이다. 경기력 저하 논란이 끊임없이 있었던 유강남은 개막 엔트리에 당연하게 포함된 뒤 지금까지 계속 1군에 있었다. 공격은 안 돼도 수비 때문에라도 필요한 선수였다. 하지만 근래 들어 공·수 모두에서 경기력이 처지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롯데는 결국 유강남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며 경기력 회복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

강민호(삼성) 이적 이후 롯데의 오랜 고민이었던 포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가 바로 유강남이다. 2022년 시즌이 끝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유강남을 영입하기 위해 4년 총액 80억 원이라는 거금을 베팅한 롯데였다. 수비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였고, 여기에 경력 내내 건강함을 유지한 30대 초반의 포수라는 메리트가 있었다. 일발장타력도 가지고 있어 전 소속팀 LG의 홈구장인 잠실을 떠난 뒤의 장타가 주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적 이후 계속 실망만 남기고 있다. 지난해에도 초반 부진으로 논란이 됐던 유강남은 시즌 중·후반 이후 분전하며 121경기에서 타율 0.261, 10홈런, 55타점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최악은 면한 상황이기에 2년차인 2024년 성적이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유강남도 절치부심하며 올 시즌을 기다렸다. 그러나 올해 출발이 너무 좋지 않았다. 무엇보다 공격 성적이 너무 처졌다.

유강남은 14일까지 시즌 17경기에 나갔지만 타율 0.122, 출루율 0.217에 머물렀다. 41타수 5안타라는 부진한 성적에 그나마 5안타 중 하나만 장타였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363에 불과했다. 여기에 득점권에서도 타율 0.067로 침묵하면서 체감적인 답답함이 더 깊어졌다. 14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2-7로 뒤진 6회 1사 만루에서 3B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스윙을 했지만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이어지며 찬물을 끼얹었다. 이닝 종료 후 김태형 롯데 감독이 유강남과 고영민 작전·주루 코치를 불러놓고 이야기를 하는 장면도 잡혀 사인미스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꼭 병살타가 아니더라도 한 차례 경기력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기는 했다. 그만큼 최근 타격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주전 포수를 2군으로 내리는 것은 상당히 큰 결단이다. 공격은 물론 수비도 생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로서는 유강남이 최대한 빨리 반등해 다시 1군에 자리를 잡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선수 평가에 단호한 김태형 감독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단순히 열흘을 채우는 수준으로는 콜업 기준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만한 반등세를 보여줘야 한다.

▲ 시즌 초반 팀의 주전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던 노진혁 또한 타격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4경기에서 타율 0.176에 그치자 결국 칼을 빼들었다. 노진혁은 4월 11일 2군으로 내려가 현재 경기력을 조정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한현희는 3월 30일 1군에 올라왔으나 4경기에서 3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7.36에 머물렀다. 피안타율이 0.333, 이닝당출루허용수(WHIP)가 1.64에 이를 정도로 세부 내용도 좋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

한편 롯데는 유강남 이전에 FA 동기들인 노진혁(35)과 한현희(31)도 1군에서 말소된 바 있다. 세 선수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FA 계약을 하며 롯데에 입단했다. 롯데의 5강 도약을 위한 중요한 퍼즐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해 세 선수 모두 기대에 못 미친 가운데 재기를 별렀던 올해 출발까지도 좋지 않다. 총액 기준으로 롯데가 세 선수에게 투자한 금액은 총액 170억 원에 이른다.

올해 개막 엔트리에 들어오지 못하며 충격을 안긴 한현희는 3월 30일 1군에 올라왔으나 4경기에서 3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7.36에 머물렀다. 피안타율이 0.333, 이닝당출루허용수(WHIP)가 1.64에 이를 정도로 세부 내용도 좋지 않았다. 결국 4월 10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시즌 초반 팀의 주전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던 노진혁 또한 타격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데 잘 안 맞는다는 게 김태형 감독의 진단이었다. 점점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었지만 14경기에서 타율 0.176에 그치자 결국 칼을 빼들었다. 노진혁은 4월 11일 2군으로 내려가 현재 경기력을 조정하고 있다. 롯데로서는 세 선수의 반등이 절실하고, 최대한 빨리 경기력을 찾아야 5월 이후 대반격을 조준할 수 있다.

한편 롯데는 유강남 외에도 우완 박진형과 내야수 정대선을 1군에서 말소했다. 올해 복귀 전력으로 기대를 모은 박진형은 시즌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76을 기록한 채 2군으로 내려간다. 정대선은 4월 11일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으나 두 경기에서 한 타석만을 소화한 채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보통 ‘월요일 말소, 화요일 등록’ 루틴과 다르게 롯데는 세 자리를 서둘러 채웠다. 유강남의 2군행으로 정보근이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쓸 예정인 가운데 포수 서동욱이 1군에 올라왔다. 서동욱은 올 시즌 첫 1군행이다. 퓨처스리그 7경기에서 타율 0.263을 기록했다.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으나 4월 5일 2군으로 내려갔던 우완 최이준도 다시 1군에 승선했다. 최이준은 2군으로 내려간 뒤 세 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0으로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베테랑 사이드암 신정락 또한 2군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고, 올해 첫 1군에 등록됐다.

한화는 외야수 채은성과 임종찬이 1군에서 빠졌다. 한화의 핵심 타자 중 하나인 채은성은 시즌 17경기에서 타율 0.224, 1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612에 머물러 시즌 초반 타격감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0.190까지 크게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에는 수비를 하다 손가락까지 다치며 컨디션을 유지하게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일단 2군에서 부상 부위를 회복하고 타격감을 되찾은 뒤 다시 1군에 등록될 전망이다. 임종찬은 시즌 15경기에 나가 타율 0.200, OPS 0.664를 기록했지만 최근 타격감이 떨어지고 활용도도 애매한 측면이 있었다. 결국 개막 이후 처음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 채은성은 최근에는 수비를 하다 손가락까지 다치며 컨디션을 유지하게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일단 2군에서 부상 부위를 회복하고 타격감을 되찾은 뒤 다시 1군에 등록될 전망이다. ⓒ곽혜미 기자
▲ 홍창기 박해민 김현수 문성주 등 확고한 주전 및 1군 외야수들이 버티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김현종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가기는 어려웠다. 2군에서 더 많은 경기에 나가며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단계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 LG 트윈스
▲ SSG는 백업으로 쓸 수도 있었지만 조금 더 확실하게 경기력을 끌어올리라는 차원에서 2군행 결정이 내려졌다. 안상현을 백업 선수가 아닌, 어쨌든 올해 주전으로 쓰겠다는 코칭스태프의 의중이 담긴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곽혜미 기자

LG의 대형 외야수감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고졸 신인 김현종도 2군에서 담금질을 거칠 전망이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4년 LG의 2라운드(전체 18순위) 지명을 받은 김현종은 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LG의 두꺼운 외야진을 돌파해 한 자리를 얻었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이후 1군에 계속 머물며 값진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홍창기 박해민 김현수 문성주 등 확고한 주전 및 1군 외야수들이 버티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김현종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가기는 어려웠다. 김현종은 시즌 11경기에서 타율 0.222, 2타점, OPS 0.555를 기록했다. 2군에서 더 많은 경기에 나가며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단계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SSG는 올해 주전 2루수로 큰 기대를 모았던 안상현이 2군으로 내려갔다. 안상현은 올해 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좋은 활약을 하며 SSG의 주전 2루수 경쟁에서 승리했다. 이숭용 감독도 안상현을 주전 2루수로 키운다는 방침 속에 꾸준히 기회를 줬다. 다만 한 차례 허벅지 쪽의 부상으로 좋았던 흐름이 끊겼고, 복귀 후에도 타격이 다소 들쭉날쭉했다. 시즌 14경기에서 타율 0.205, 2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백업으로 쓸 수도 있었지만 조금 더 확실하게 경기력을 끌어올리라는 차원에서 2군행 결정이 내려졌다. 안상현을 백업 선수가 아닌, 어쨌든 올해 주전으로 쓰겠다는 코칭스태프의 의중이 담긴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두산은 외야수 양찬열이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 4월 12일 1군에 등록됐으나 주말 3연전 기간 도중 경기에 나설 타이밍을 잡지 못한 채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삼성은 내야수 김동진이 다시 2군으로 갔다. 김동진은 3월 28일 등록돼 4월 2일 2군행을 통보받았고, 4월 12일 다시 등록됐으나 사흘간 1군에 있은 뒤 다시 2군으로 갔다. 시즌 6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부상으로 빠졌던 류지혁이 1군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내야 쪽에 다소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키움의 대형 내야수감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재상도 1군에서 빠졌다. 부상 때문이다. 키움은 15일 “이재상이 전날(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수비 훈련 도중 포구 과정에서 공에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을 맞는 부상을 입었다. 두 차례 병원 검진을 받았고, 골절 소견이 나왔다. 16일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회복기간만 4주가 소요될 전망이다. 실제 복귀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키움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성남고를 졸업한 이재상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의 2라운드(전체 16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했고, 향후 키움의 내야를 이끌어나갈 유망주로 인정을 받았다. 올해 개막 엔트리에도 승선한 가운데 시즌 11경기에서 타율 0.231, OPS 0.616을 기록하며 KBO리그 무대에 적응 중이었다. 그러나 불의의 손가락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재상에게 꾸준히 경험을 주며 전략적으로 키울 계획이었던 키움의 구상에도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 키움은 15일 “이재상이 전날(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수비 훈련 도중 포구 과정에서 공에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을 맞는 부상을 입었다. 두 차례 병원 검진을 받았고, 골절 소견이 나왔다. 16일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키움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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