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장악력 꽝, 텐 하흐는 잔류 자신하지만 맨유는 이별을 기도하나봐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영진은 최종 성적과 관계없이 에릭 텐 하흐 감독과는 결별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맨유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에버턴전을 2-0으로 이이긴 뒤 리버풀과의 FA컵 8강도 연장 혈투를 벌여 4-3으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리그 경기는 모두 망쳤다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집중력 결여의 모습을 보여줬다. 30라운드 브렌트포드전에서는 후반 45분까지 0-0으로 끌고 갔다가 메이슨 마운트가 극장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지만, 이어진 수비에서 동점골을 허용하며 이길 경기를 놓치는 불상사와 마주했다.
첼시와의 31라운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쉽게 보기 힘든 경기를 펼쳤다. 전반에 두 골씩 주고받으며 2-2를 만들었고 후반 22분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골로 3-2를 만들었다. 하지만, 추가시단 무려 10분째에 지오구 달롯이 노니 마두에케의 돌파를 막지 못하고 페널티킥을 내줬고 키커로 키커로 콜 팔머가 나서 골망을 가르며 다시 동점을 허용했가.
이것도 부족해 1분 뒤에는 코너킥에서 엔조 페르난데스의 패스를 받은 팔머의 슈팅을 막지 못했다.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결승골을 내줬다. 두 골 모두 근접 수비를 하면서 페널티지역 안으로 침투하려는 첼시의 전략만 적절히 지연하면 됐지만, 맨유는 그런 영리함이 없었다.
모든 시선은 텐 하흐에게로 향했다. 이 경기에서 텐 하흐는 선수들에게 계속 지키라고만 소리쳤다고 한다. 어설프게 물러섰다가 더 적극적인 공격을 허용하면서 그야말로 놀라운 경기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비난을 안고 다시 마난 리버풀과 32라운드도 선제골을 내주고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코비 마이누의 연속골로 뒤집고도 아론 완-비사카의 멍청한 수비에 울었다. 하비 엘리엇의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완-비사카가 무리한 태클을 시도한 것이다. 근접 수비와 슈팅 각도만 막아도 되는 장면에서 태클은 이해 불능이었고 살라가 키커로 나서 골망을 가르며 이길 경기를 또 놓쳤다.
14일(한국시간) 33라운드 AFC본머스전은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2골로 2-2까지 만든 뒤 선수 기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교체 카드를 3명이나 남기는 사치를 부린 것이다. 페르난데스의 동점골 앞뒤로 아마두 디알로, 마운트 두 명만 내세운 것이다. 벤치에 크리스티안 에릭센, 소피앙 암라바트, 오마리 포슨 등 뭐라도 해볼 수 있는 자원들이 있었지만, 굳이 넣지 않은 것이다. 텐 하흐가 용기가 없거나 벤치 자원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해석이 분분했다.
4위 애스턴 빌라와는 승점 13점 차이의 7위에 머무른 맨유는 남은 6경기에서 아무리 애를 써도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 확보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UCL 진출권 실패는 텐 하흐 감독의 경질설과도 연결된다. 커지면 커졌지,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 대중지 '익스프레스'는 14일 '맨유는 짐 랫클리프의 부임으로 시련의 시간과 함께 텐 하흐의 경질 가능성이 커진 것과 새로운 감독이 올 수 있다는 희망의 시간이 동시에 맞닿아 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더 흥미로운 분석도 있다. 매체는 '맨유 선수들은 이미 텐 하흐가 자신에게 근접한 운명을 알고 있다. 그래서 특별한 반응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텐 하흐는 "다음 시즌에도 맨유를 지휘하고 있을 것이다"라며 의지를 보였지만, 선수단 내 지지는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체는 '본머스전을 통해 텐 하흐는 선수대기실에서의 통제력을 잃고 있는 것 같다. 맨유는 안토니가 부상으로 결장했다고 전했지만, 텐 하흐가 가르나초와 래시포드를 잔류시키겠다는 계획을 알린 뒤 좋아하지 않았다'라며 선수단 내 분열이 만연해 있음을 시사했다.
가르나초, 디알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놓은 게시물도 궁금증의 연속이었다. 텐 하흐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던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퍼가 달린 입 이모티콘과 경기에 나선 자신의 자신을 올렸다.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할 수 없다는 뜻처럼 보였다. 또, 가르나초 역시 "자신의 임무를 제대로 못 하고 있다"라는 텐 하흐 감독의 비판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마주했다.
맨유는 21일 챔피언십(2부리그) 코벤트리와 FA컵 4강전을 치른다. 객관적으로는 맨유가 우세하지만, 코벤트리는 지난 시즌 챔피언십 승격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와 루턴 타운에 승부차기로 아깝게 패했던 팀이다. 종이 한 장 차이의 전력이라는 점에서 승부 예상이 어렵다.
코벤트리전을 끝내면 핑계도 없다. 강등권 셰필드 유나이티드, 번리를 연이어 만나고 크리스탈 팰리스전을 치르면 라이벌 아스널에 뉴캐슬 유나이티드, 브라이턴 호브 알비언을 만난다. 셰필드나 번리에도 경기력이 개선되지 않으면 텐 하흐와는 정말 이별 가능성이 있는 맨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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