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YS 머문 VIP 객실은 어떤 모습일까... '109년 역사 대전 유성호텔' 기록으로 남긴다

최두선 2024. 4. 1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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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유성온천의 명맥을 이어오다 경영난을 못 이겨 109년 만에 문을 닫은 유성호텔의 기록화 사업을 추진한다.

도시기억 프로젝트는 2018년부터 비등록·비지정 문화유산을 기록화하는 사업으로, 시는 유성호텔을 대상으로 1,500만 원을 들여 오는 8월 초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유성호텔은 물론, 유성온천이 근대도시 대전의 발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 유성온천 전반에 대한 기록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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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까지 도시기억 프로젝트 진행
사진과 영상 촬영, 도면화 작업도
숙박부·객실번호판 등 기록 수집
마지막 근무 직원·손님 구술 채록
건물 허물고 호텔·주상복합 신축
지난 3월 말 영업 종료와 함께 109년의 역사를 마감한 유성호텔 전경. 최두선 기자

대전시가 유성온천의 명맥을 이어오다 경영난을 못 이겨 109년 만에 문을 닫은 유성호텔의 기록화 사업을 추진한다.

15일 시에 따르면 지난달 영업을 종료하고 연내 철거를 앞둔 유성호텔을 대상으로 '도시기억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도시기억 프로젝트는 2018년부터 비등록·비지정 문화유산을 기록화하는 사업으로, 시는 유성호텔을 대상으로 1,500만 원을 들여 오는 8월 초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시는 사진과 영상 촬영, 도면화 작업을 진행하고, 숙박부, 객실 번호판 등 유성호텔의 경영과 운영 상을 보여주는 각종 기록물을 수집한다. 마지막까지 유성호텔에서 근무한 직원과 이용객들에 대한 구술 채록도 하는 등 유성호텔과 관련된 것은 최대한 기록으로 남길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선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유성호텔 VIP실(313호)에 대한 조사와 기록도 이뤄진다. 1970년대에 조성된 이 객실에는 고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고 김종필 전 총리 등 한국 근현대사의 거물 정치인들이 머물다 간 곳이다. 객실 내부에는 고급스러운 고가구와 샹들리에 등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유성호텔은 물론, 유성온천이 근대도시 대전의 발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 유성온천 전반에 대한 기록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노기수 시 문화관광국장은 "유성온천은 보문산과 함께 오랫동안 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도심 휴양공간"이라며 "사업을 통해 만들어 낸 기록물들은 올해 대전 0시축제 기간에 옛 충남도청사 내에 특별전시실을 조성해 문화콘텐츠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호텔은 일제강점기인 1915년 처음 문을 열었으며, 1966년 소유주가 바뀌면서 현 위치로 신축 이전한 건물에서 유성 온천관광의 명맥을 이어왔다. 한때 가족관광, 신혼여행지 등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등 영화를 누렸지만, 시설 노후화와 이용객 감소 등으로 경영난을 겪다가 결국 2022년 10월 매각을 결정하고 폐업 수순을 밟아왔다.

유성호텔이 철거된 부지에는 2028년 하반기까지 호텔 1개 동, 주상복합 2개 동 등 3개 동의 고층건물로 이뤄진 신축 관광호텔 단지가 들어설 전망이다. 호텔 객실 218개, 주상복합 아파트 536세대 규모로, 현재 시에서 주택사업계획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정용래(왼쪽) 대전 유성구청장이 지난 5일 유성호텔로부터 기증받은 소나무를 유성온천공원에 식재하고 있다. 유성구 제공

유성호텔 측은 폐업 직후 호텔 입구에 있던 소나무를 유성구에 기증했다. 유성구는 이 소나무를 유성온천공원 입구로 옮겨 심었다. 기념식수의 의미를 담아 '109년간 유성온천을 지켜온 유성호텔을 기억하며...'라는 문구가 새겨진 표지석도 설치했다.

유성구 관계자는 "비록 유성호텔이 사라져도 그 역사는 소나무처럼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며 "유성호텔 부지에 더 큰 규모의 호텔, 그리고 주상복합이 들어오면 유성 온천문화 단지와 시너지가 생기며 지역 상권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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