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1조원 부실기업 사전협상 중단을…” 전주시민단체 성명
전주시민회는 15일 전주시가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에 나선 민간 시행사 ㈜자광과 ‘전주 관광타워 복합개발사업’에 대해 사전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성명을 내고 “사전 협상을 중단해 시민 피해를 예방하고 사업을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를 요구했다.
시민회는 성명을 통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지난해 말 기준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자광을 비롯해 자광건설, 스페이스자광, 자광홀딩스 등 6개 특수관계사에 대한 이들 기업 부채 총합이 1조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광 자산은 3013억원인데 반해 부채는 3748억원으로 순자산이 -73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기 자본 없이 대한방직 부지 매입 자금과 그 이자까지 모두 여러 캐피탈사와 저축은행 등의 대출을 통해 지출한 결과라고 시민회는 주장했다.
특히 자광에 대해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회계법인은 자광에 대해 ‘계속 기업 불확실성’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부실기업으로서 향후 기업 활동을 지속할지 불확실하다는 평가를 내린 셈이다.
시민회는 “회계 규정상 차입원가 자본화를 제외하면 자광 순자산은 -2000억원에 달한다”며 “게다가 자광과 자본 투자로 얽혀 있는 6개 특수관계사들 모두 적자 기업으로서 자산 총합은 1조3079억원, 부채 총합은 1조3362억원으로 순자산 총합이 -286억원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특수관계사들 대부분이 땅을 사고 건물을 짓는 비용을 롯데건설㈜ 보증에 의한 대출로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이어 “그런데도 자광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 153층(470m) 규모의 고층 타워를 짓겠다고 공헌하는데 이는 시민을 우롱하는 거짓말”이라며 “일회성 부실기업에 5000억원이 넘는 타워 건설 비용을 빌려줄 곳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옛 대한방직 부지에 대해 일단 개발 허가가 나면 타워가 건립될 가능성이 적고, 실현되지 않더라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자광의 사업 계획은 오로지 해당 부지 용도를 공업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변경해 아파트 등을 분양해 천문학적인 땅값 차액을 노리는 특혜 요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자광은 지난해 9월 옛 대한방직 부지를 도시계획변경 협상 대상지로 선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전주시에 냈고, 용도지역과 개발 계획안에 대한 보완 요구를 받아들여 올해 1월 새로운 개발계획안을 제출했다. 새로운 개발계획에는 153층(470m) 고층 타워와 5성급 호텔(200실), 복합쇼핑몰(백화점·쇼핑몰), 오피스텔(558실), 공동주택(3399세대) 등을 건설하는 내용을 담은 개발 계획안이 담겨 있다.
이에 전주시는 올해 2월 시민공론화위원회의 권고사항과 ‘전주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운영지침’에 따라 옛 대한방직 부지를 도시계획변경 협상 대상지로 선정하고 개발 사업자인 자광에 통보했다.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절차는 토지 용도를 변경하기 전 지자체와 사업자가 개발계획과 공공기여 사업 등을 조율하는 단계로, 협상대상지로 통보받은 제안자는 1년 이내에 협상 제안서를 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현재 해당 부지는 도시관리계획상 일반공업지역이므로 상업지역, 준주거지역 등으로 변경해야 개발할 수 있다.
한편, 전주시는 자광이 신청한 도시계획 변경과 관련해 전주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운영 지침에 따라 개발 계획안에 대한 시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16일 오후 전주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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