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중진 ‘6말7초 전당대회’ 무게… ‘수도권 대표론’ 솔솔

조병욱 2024. 4. 1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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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다시 비대위체제로
윤재옥 “전대 하려면 비대위 거쳐야”
차기 당권주자 나경원·안철수 유력
'젊은피’ 김재섭·김용태·배현진 거론
한동훈 출마설엔 김경율 “가능성 ‘0’”
16일 당선자대회서 원내대표 등 논의
“반성문 쓰기도 전에 당권경쟁” 우려

국민의힘이 4·10 총선 패배 이후 지도체제 조기 정비로 수습의 가닥을 잡았다. 다만 전당대회 시기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차기 지도부 선출의 실무와 22대 국회의 원내 협상을 맡을 원내대표 선출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4선 이상 당선자 간담회를 열고 차기 지도부와 관련한 중진들의 의견을 취합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전당대회를 하기 위해서는 비대위를 거쳐야 한다”며 “실무적인 절차 진행하는데 비대위가 당헌당규상 필요한 것으로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심각 국민의힘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선 이상 국회의원 당선자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경원, 윤상현, 조경태 당선자, 윤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권영세, 권성동, 한기호, 이종배, 박대출 당선자. 서상배 선임기자
중진들은 대체로 6월 말이나 7월 초 전당대회까지만 실무적 비대위를 유지하는 조기 전당대회안을 지지하는 의견이 많았다. 안철수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 비대위를 만들고 그 다음 전당대회를 통해 제대로된 그런 지도부를 뽑는 것이 하나의 결론”이라고 전했다. 조경태 의원도 “일단 원내대표를 먼저 뽑는 게 급선무이고, 새 원내대표가 새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권성동 의원은 채널A에 나와 “비대위 연장은 아무 의미가 없고 새로운 당대표 중심으로 새 당 지도부가 출범할 수 있게끔 기회를 주는 것이 맞다”고 했다. 반면 윤상현 의원은 “윤 원내대표 임기가 5월 말까지로 돼 있고, 여야 간 현안이 많아 원내대표 선출을 빨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열기 위해선 당의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나 비상대책위원회가 필요하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사퇴 이후 지도부 공백을 수습하기 위한 새 비대위 구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전당대회에 나설 당권주자로는 수도권의 중진 나경원 전 의원과 권영세·안철수·윤상현 의원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아울러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지닌 김재섭·김용태 당선자와 함께 일각에서는 40대 재선 의원이 된 배현진 의원도 하마평에 오른다. 또 중진 차출로 낙동강벨트에서 양산을 탈환한 김태호 의원은 이날 “국민의 뜻을 받들고 통합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국민의힘이 될 수 있게 어떤 노력이든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당권 도전 선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마평에 오른 중진들은 대체로 말을 아꼈고 개혁 성향 후보들도 전면에 나서진 않았다. 서울 강북권 유일의 여당 당선자인 김재섭 당선자는 당대표 출마와 관련해 KBS 라디오에 나와 “고민 중이지만 아직 더 배울 게 많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또 일각에선 나오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출마설과 관련해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한 위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정치에 남아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대표 출마와 관련해 “그럴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고 했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민의힘이 설치한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공식 투톱’으로 22대 국회를 이끌 원내대표 선거에도 관심이 쏠린다. 16일 열릴 국민의힘 전체 당선자 대회에서 이와 관련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지역별 중진 의원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낙동강벨트에서 생환한 김도읍 의원이 4선의 중량감과 총선 참패 속에도 부산을 지켜낸 성과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강원에선 이양수 의원이 그동안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며 21대 국회의 협상 실무를 맡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대구·경북(TK)에선 추경호·김상훈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지만 앞서 대구의 주호영·윤재옥 의원이 원내대표를 지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친윤계에선 박대출·이철규 의원 등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총선 패배에 대한 반성이나 원인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기도 전에 당내 선거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고 우려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총선 패배의 반성문도 제대로 쓰기 전에 벌써 남은 권력을 두고 싸움이 벌어질 양상”이라며 “왜 졌는지, 이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분석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총선 패배 직후 사퇴한 지도부 재정비에 나서 배준영 전략기획부총장을 사무총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하고, 정희용 원내대변인이 당 수석대변인을 겸직하기로 했다.

조병욱·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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