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돌아오지 않는데"…의대 '수업 재개 번복' 속출
전남대·조선대·원광대·성균관대도 또 의대 수업 미뤄
"의정갈등 변화 없는 상황…위험 감수할 상황 아니다"
미룰 수 없는 일정 또 미룬 것…국시·유급 위기 여전
교육부, 학사일정 비공개…대입 수정 일정은 "그대로"
[세종=뉴시스]김정현 성소의 이태성 수습 기자 = 집단 유급 '마지노선'이 임박해 수업 재개를 계획했던 의과대학 다수가 다시 학사 일정을 미루고 있다. 온라인 수업을 병행해도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수업 재개 일정을 조사하지 않고 있고 다음주부터는 휴학생 통계도 여론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의대 증원을 반영한 대입전형 정정 일정은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다.
15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건양대는 당초 이날부터 의대 수업을 재개하겠다고 앞서 교육부에 보고했으나 최근 이를 2주 뒤인 오는 29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날 개강을 계획한 원광대 의대 역시 22일로 한 주를 더 미뤘고, 성균관대 의대도 29일까지 2주를 미뤘다.
당초 이날 수업 재개를 검토했던 조선대 의대도 29일까지 학사 일정 잠정 연기를 결정했다. 이날 학과 운영위원회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조선대 의대는 학생 725명 중 80%가량인 593명이 휴학을 신청한 상황이다.
앞서 12일 전남대 의대도 개강일을 이번주에서 오는 29일로 미뤘다. 재학생 732명 중 575명(78.5%)이 휴학을 신청했다.
당초 교육부는 지난 8일 집계 결과 의대 40곳 중 16곳이 1개 학년이라도 수업을 재개했으며, 이날 16개교가 늘어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일부가 번복한 것이다.
교육부가 예상한 대로라면 이날 수업을 재개한 의대는 32개교로 전체 80%에 이를 예정이었지만, 의대생 집단행동이 계속돼 학사 일정 재개가 더뎌지는 것이다.
당초 대학들은 더 수업을 미루면 본과생 임상실습 등 계획된 학사 일정을 충족할 수 없어 자동 유급을 우려해 개강을 단행했다. 대학들은 온라인 수업과 온라인 출석까지 허용하면서 일부 학생들의 수업 복귀를 기대했지만 출석률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강을 거듭 연기한 한 사립대 의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휴학계를 철회하거나 정부에서 (의대 증원 갈등과 관련해) 합의를 본 것은 아닌 상황이라 위험을 감수하면서 개강을 할 상황은 아니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 상태로 수업을 재개할 경우 출석일수 미달로 인한 집단 유급 학생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다수 대학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개강 일정을 번복한 대학들도 수업을 더 미루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이달 이후에도 계획된 학사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면 본과 4학년 졸업생의 국가고시 응시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의학교육 평가 인증' 기준에 따른 임상실습 기간은 총 52주, 주당 36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한 충청권 대학 관계자는 "이번에 수업 재개를 다시 연기하면서 여름방학이 1주 밖에 남지 않는데, 더 미루면 방학이 없거나 야간·주말 수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9일 브리핑을 갖고 대대적으로 수업 재개 현황을 발표한 교육부는 이처럼 수업 재개를 번복하고 다시 미룬 대학들의 학사 일정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에 매일 보고하고 있다. 수업 언제 재개하는지도 같이 보고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교육부는 현황을 묻는 말에 "수업 재개 일정에 변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현황을 공식 조사한 바 없어 업데이트된 수업 재개 현황은 없다"고 답했다.
수업 재개 일정이나 의대별 출결 현황에 대해서도 교육부는 "대학별로 다각적 방식을 활용해 수업 재개를 추진하고 있어 현장 부담이 상당하다"고 답했다. 조사가 대학을 방해할 수 있다면서 공개를 거부한 것이다.
의대생들의 복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날인 14일 기준 정상적인 신청 절차 등 학칙상 요건을 갖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442건이다. 전체 의대생의 55.6% 수준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휴학 신청 통계도 다음주부터는 공개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4·10 총선에서 여당이 패배하면서 일각에서는 의대 증원 규모도 2000명에서 조정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의대가 증원되는 대학 32개교는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수정해 이달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해야 하는 만큼 불안감도 크다.
그러나 교육부는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에 오는 5월 말로 공표된 시행계획 정정 일정을 추가 연기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 대변인실은 이날 관련 질문에 "대교협 내부에서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검토 과정이 진행 중"이라며 "올해 수시 모집 일정을 고려할 때 5월 말로 예정된 수시 모집요강 공고일을 늦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관련 내용을 대교협과 논의한 바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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