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더그아웃에도 ABS 음성 수신기 배치…‘오심 은폐’ 심판진은 직무 배제

김양희 기자 2024. 4. 1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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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경기를 치르는 두 팀 더그아웃에도 주심, 3루심과 동일한 시점에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판정한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전달 받을 수 있도록 음성 수신기 장비가 배치된다.

또한 주심 혹은 3루심이 스트라이크/볼 판정 수신에 혼선이 발생했을 경우, ABS 현장 요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매뉴얼 또한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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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최소 3~4초 지연의 태블릿만 제공

프로야구 경기를 치르는 두 팀 더그아웃에도 주심, 3루심과 동일한 시점에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판정한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전달 받을 수 있도록 음성 수신기 장비가 배치된다. 또한 주심 혹은 3루심이 스트라이크/볼 판정 수신에 혼선이 발생했을 경우, ABS 현장 요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매뉴얼 또한 강화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은 15일 허구연 총재 주재로 긴급회의를 진행하고 이처럼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전날(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엔씨(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ABS 도입 후 처음 불거진 오심 논란에 따른 것이다.

이날 경기 3회말 2사 1루 이재현(삼성)의 타석 때 엔씨(NC) 선발 이재학이 던진 두 번째 공은 자동볼판정시스템(ABS·기계 판정) 상에서 ‘스트라이크’였다. ‘인 이어’를 낀 주심에게도 ‘스트라이크’ 콜이 전달됐지만 어찌 된 일인지 주심은 ‘볼’을 선언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ABS 상황실 근무자는 ‘스트라이크 콜’을 들은 터였다. 노볼-투 스트라이크가 됐을 카운트는 1볼-1스트라이크가 됐다. 기계 콜은 주심뿐만 아니라 3루심도 동시에 듣기에 주심이 순간적으로 기계 콜을 놓쳤다면 3루심에 확인하거나 만약 심판 둘 다 놓쳤다면 경기를 잠시 중단하고 ABS 상황실 근무자에게 문의해야만 했다. 하지만 심판들은 추가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엔씨는 이재학이 공 3개를 더 던지고 3볼-1스트라이크가 됐을 때 주심이 ‘볼’이라고 선언한 2구째 공이 ABS에는 스트라이크로 찍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항의를 했다. 각 구단은 올 시즌 KBO가 제공한 태블릿을 통해 더그아웃에서 ABS 판정을 확인할 수 있는데, 데이터가 실시간 업로드되는 게 아니라 다른 곳에 있는 중앙 서버 등을 거쳐 들어오기 때문에 최초 판정 뒤 최소 3~4초 이상 지나야만 구단은 ABS 판정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심판들은 이후 그라운드에 모여 엔씨 벤치의 항의를 받아들일지를 논의했다. ABS 관련 어필은 규정상 다음 투구 이전에 했어야만 하기에 원심이 유지되는 게 맞았다. 문제는 엉뚱한 데서 불거졌다. 4심 합의 과정에서 심판 조장이 주심에게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하세요. 우리가 빠져나갈 건…. 그것밖에 없는 거예요”라고 속삭이는 말이 TV 중계에 그대로 노출됐다. 인 이어를 통한 기계 판정을 듣지 못한 것을 다분히 기계 오류 탓으로 돌리고 은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공정성을 위해 세계 최초로 ABS를 도입했는데, 인간 심판에 의해 공정성이 훼손되는 일이 빚어지자 야구 팬들은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심판의 콜 실수는 이전에도 최소 한 차례 있었다.

KBO는 이번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고 판단해 해당 경기의 심판 팀장인 이민호 심판, 주심 문승훈 심판, 3루심 추평호 심판에 대해 경위서를 요청했다. 인사위원회를 통해 최종 징계를 내리기 전까지 이들은 직무에서 배제됐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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