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공포 일단 멈췄지만…중동發 인플레 공포 덮쳤다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4. 4. 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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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으로 중동에 전운이 고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중동 분쟁 확대 여부를 예측하는 '바로미터'인 국제유가가 일단 안정세를 나타내며 시장 혼란은 최소화됐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위기가 전면 전쟁으로 확전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국제유가가 소폭 떨어졌고, 국내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당초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며 그나마 원화값이 선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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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불안에 금융시장 긴장
미국 금리인하 늦춰질 우려에
안전자산 엔화값 34년만 최저
급등했던 국제유가 진정 덕분
코스피 오후들어 낙폭 줄여
WTI 배럴당 90달러 넘으면
원화값 1400원대 진입할듯
15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엔화값이 달러당 153.95엔까지 하락하며 1990년 6월 이래 3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AFP연합뉴스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으로 중동에 전운이 고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중동 분쟁 확대 여부를 예측하는 '바로미터'인 국제유가가 일단 안정세를 나타내며 시장 혼란은 최소화됐다. 하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감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주가와 원화값은 출렁거렸다. 안전자산의 대명사로 전쟁 등 위기 때 강세를 보이던 엔화가치도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 지연에 대한 염려 등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며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8.6원 내린 138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2022년 11월 8일(1384.9원)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다.

원화값은 이날 달러당 1382원에서 출발해 장중 한때 1386.3원까지 밀렸다. 이달 들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금리 조기 인하 기대가 후퇴한 데 이어 중동 리스크까지 겹치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1360원, 1370원 등 저지선이 연일 무너지며 원화 약세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위기가 전면 전쟁으로 확전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국제유가가 소폭 떨어졌고, 국내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당초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며 그나마 원화값이 선방했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공격으로 급등했던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안정세를 되찾았다. 지난 12일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90달러 수준까지 올랐지만 이날 85달러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주가도 요동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42% 하락한 2670.43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2640선까지 떨어졌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며 반등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388억원어치, 기관이 268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개인만 247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4900억원 규모 순매도에 나섰다.

미국 달러화와 함께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일본 엔화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위기 때 엔화가치는 오른다'는 게 외환시장의 오랜 공식이지만, 이날 엔화값은 장중 한때 달러당 153.95엔까지 떨어지면서 1990년 6월 28일 이래 34년 만에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한층 격화하면서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더 신중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한층 힘을 받고 있다. 미·일 금리 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시장에서는 엔 매도, 달러 매수 움직임이 우세한 상황이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채권 역시 유가 상승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엔화와 마찬가지로 약세를 보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2일 0.063%포인트 내려왔지만, 15일 다시 0.037%포인트 올랐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의 리스크는 빠르게 해소되고 있지만 여전히 유가와 환율이 불안하다"며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흔들리면서 채권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차 보복에 나설 경우 중동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달을 것이란 우려도 여전해 시장은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원화값의 향방은 국제유가에 달렸다는 분석이 많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WTI 가격이 90달러를 넘어설 경우 원화값은 1400원대 진입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글로벌 강달러 쇼크로 역내외 시장에서 달러화 강세에 베팅하는 롱(달러 매수) 심리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당국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임영신 기자 / 신윤재 기자 /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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