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5㎞ vs 154.4㎞’, 초반부터 뜨거운 두 2000년대생의 ‘강속구 대전’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투수들 가운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투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가 아니었다.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일본 야구대표팀에 속해있던 지난해 3월 주니치 드래곤스와 연습경기에서 최고 구속 165㎞를 던져 화제를 모았다. 165㎞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뛰던 2016년 기록한 일본프로야구 최고 구속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이었다. 당시는 연습경기라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대표팀과 함께 WBC 우승을 만끽하고 돌아온 사사키는 시즌 개막 후 20이닝 연속 무실점을 포함 어마어마한 투구를 이어갔다. 특히 시즌 4번째 등판이었던 오릭스 버팔로스전에서는 165㎞를 3번이나 기록, 기어코 오타니의 최고 구속과 타이를 이뤘다.
물집과 옆구리 부상 등으로 고전하긴 했지만, 사사키는 2023년 159.1㎞라는 충격적인 평균 패스트볼 구속을 기록했다. 마일로 환산하면 약 98.9마일로,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90이닝 이상 던진 140명의 투수들 가운데 패스트볼 구속이 사사키보다 빨랐던 투수는 바비 밀러(LA 다저스·99.0마일) 한 명 뿐이었다.
이번 시즌을 시작하는 사사키에게 사람들의 많은 관심이 쏠린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사사키는 시즌 개막 후 3번의 등판에서 한 번도 160㎞을 찍지 못했다. 지난 14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전에서 89구째에 나온 159㎞가 이번 시즌 최고 기록이다.
3번의 등판에서 사사키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4.4㎞, 마일로 환산하면 약 95.9마일이다. 결코 나쁜 수치는 아니지만, 지난 시즌의 강렬함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사사키가 ‘의도적으로’ 구속을 낮춘 것인지, 아니면 폼이 아직 덜 올라와서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3번의 등판에서 부상 징후가 조금도 보이지 않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번 시즌 사사키와 함께 강속구로 주목을 받는 또 한 명의 투수가 있다. 지난해 데뷔, 최고 160㎞를 찍음과 동시에 화려하게 데뷔한 오릭스의 ‘차세대 에이스’ 야마시타 슌페이타다. 야마시타는 사사키보다 아직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지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5.5㎞로 10이닝 이상 던진 투수들 가운데 사사키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데뷔해 허리 부상으로 8월 중순에 일찍 시즌을 마감하고도 9승3패 평균자책점 1.61의 눈부신 성적으로 퍼시픽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던 야마시타는 야마모토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올해 미야기 히로야, 아즈마 고헤이 등과 함께 오릭스의 마운드를 이끌어야 할 중책을 맡고 있다. 지난 3일 세이부 라이온스를 상대한 시즌 첫 등판에서는 사사구만 8개를 내주는 제구 난조를 보였지만 그럼에도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13일 라쿠텐전에서 5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비자책 1실점으로 막아냈다. 최고 구속은 라쿠텐전에서 기록한 159㎞로 사사키와 같다.
사사키는 지난해 패스트볼(50.5%)과 스플리터(35.3%), 슬라이더(14.0%) 세 구종을 주로 던졌다. 올해 역시 이 레퍼토리는 같다. 그런데 패스트볼(49.0%)과 스플리터(29.8%)의 비중을 조금 줄이고 슬라이더(21.2%)의 비중을 대폭 끌어올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데뷔해 패스트볼(58.6%)-커브(30.9)-스플리터(10.5%)를 던진 야마시타도 올해 레퍼토리는 바뀐게 없다. 하지만 스플리터의 비중을 6.3%로 낮추고 패스트볼(60.2%)과 커브(33.5%)의 비중이 올라간 모습을 보인다.
2001년생인 사사키과 2002년생인 야마시타는 현 시점에서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샛별’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투수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패스트볼 구위를 자랑하는 이들은 향후 경기력과 성적에 따라 좋은 라이벌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해도, 둘간의 불꽃튀는 ‘강속구 대전’은 이번 시즌 일본프로야구 팬들을 설레게 할 것으로 보인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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