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효성 기자의 마스터스 라이브] 셰플러, 2년만에 두번째 그린재킷 … 새 골프황제 탄생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4. 4. 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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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신예' 오베리에 4타차 완승
2022년 이어 정상에 올라
사상 두번째 '5번 출전해 2승'
올 시즌 3승·PGA통산 9승째
최근 4개 대회서 181억 벌어

◆ 조효성 기자의 마스터스 라이브 ◆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열린 제88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코티 셰플러가 트로피를 번쩍 치켜들며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15일(한국시간) 제88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가 펼쳐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 16번홀(파3).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버디 퍼팅이 홀 속으로 사라졌다. 2위와 4타 차. 사실상 우승을 굳힌 순간 "스코티~"를 외치는 수많은 팬들 환호가 골프장에 울려 퍼졌다.

셰플러의 우승 순간을 직접 보기 위해 수많은 팬들이 함께 움직이며 마치 골프장이 통째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장관이 연출됐다.

팬 수만 명이 운집한 18번홀 그린. 셰플러가 환상적인 벙커샷에 이어 짧은 파 퍼팅에 성공하자 골프장 전체가 떠나갈 듯 다시 한번 챔피언의 이름이 울려 퍼졌다. 셰플러도 양팔을 번쩍 치켜들며 세계 최고의 골프대회로 꼽히는 마스터스의 왕좌 탈환을 자축했다. 그리고 "오늘 밤 집에 가서 이 승리의 기쁨에 흠뻑 젖겠다"고 밝혔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교회 오빠'로 불리는 셰플러가 흔들리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2년 만에 다시 그린재킷을 입는 데 성공했다.

이날 셰플러는 버디 7개를 잡고 보기를 3개로 막아내며 4타를 줄여냈다. 이날 출전 선수 중 두 번째로 좋은 스코어.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낸 셰플러는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2년 처음으로 마스터스 우승을 거둔 이후 2년 만에 다시 찾은 왕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우승도 '9승'으로 늘어났다.

재미있는 점이 있다. 오거스타 내셔널GC는 마스터스 챔피언에게 그린재킷을 1년간 준 뒤 개인 로커를 만들어 보관한다. 소장은 1년만 하지만 언제든 이곳에서는 입을 수 있다. 이날 욘 람이 입혀준 그린재킷은 2022년 우승 당시 주최 측에서 맞춰준 셰플러의 그린재킷이다. 마치 몸에 맞춘 듯 딱 맞았던 이유다.

한국 나이로 28세인 셰플러의 우승으로 기록도 쏟아졌다. 먼저 마스터스 역사상 5차례 출전해 2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1회·3회 대회 우승자 호턴 스미스(미국) 이후 처음이다. 마스터스의 규모가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진 2차 세계대전 이후로는 세플러가 최초다. 또 27세2개월7일 나이인 셰플러는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세베 바예스테로스에 이어 역대 4번째로 '어린 다승자'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묘하게도 이번 대회에서 최하위로 마무리한 우즈과 함께 언급되는 기록도 나왔다. US주니어 챔피언십과 마스터스 다승을 함께 이룬 선수는 우즈 이후 처음이었다. 또 아널드 파머, 플레이어스, 마스터스를 한 해에 모두 우승한 것도 셰플러가 2001년 우즈 이후 처음이다. 마치 '골프 황제'의 바통을 이어받은 새로운 황제의 탄생 같다. 모든 사람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올 시즌 셰플러가 보여준 엄청난 경기력 덕분이다.

셰플러는 최근 4차례 대회에서 우승-우승-공동 2위-우승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4개 대회에서 벌어들인 상금만 무려 1309만1900달러(약 181억2573만원)에 달한다.

올 시즌 총 9개 대회에 출전한 셰플러는 우승 3회를 포함해 톱10에 8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가장 나쁜 성적이 지난 1월 열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거둔 공동 17위다. 특히 올 시즌 35라운드 경기를 치르며 단 한 번도 '오버파'를 적어낸 적이 없다.

시즌 상금도 벌써 1509만3235달러를 벌어 윈덤 클라크(미국·795만1009달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세계랭킹에서도 압도적인 차이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제치고 선두로 질주했다.

하늘도 도왔다. 대회를 앞두고 셰플러 부인의 출산이 임박했다. 그는 "이번주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첫아이의 출산 기미가 있다면 바로 연락하라고 했다. 우승 직전이라도 집으로 달려가겠다"고 했다. 다행히 연락은 없었다.

셰플러는 "이제 난 첫아이의 탄생을 기다릴 것 같다. 난 여전히 경쟁을 좋아하지만 이제 골프는 아마도 아내와 자녀에게 밀려 우선순위에서 네 번째쯤 되지 않을까"라며 웃어 보인 뒤 "앞으로 몇 주가 기대된다. 어쩌면 몇 달 동안 잠을 자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흥분된다"며 아빠가 되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셰플러의 캐디도 주목받았다. 2021년 11월부터 함께한 테드 스콧과 셰플러는 성경공부 모임에서 만났다. 앞서 버바 왓슨을 도와 2012년과 2014년 마스터스 우승을 도왔던 스콧은 셰플러까지 두 차례 우승하며 확실한 '그린재킷 메이커'로 각인됐다.

오베리가 2위를 차지한 가운데 콜린 모리카와, 맥스 호마(이상 미국),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등이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오거스타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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