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다시 비대위 與, 민의 받들 시스템 구축에 진력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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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참패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지도부 공백 상태가 된 국민의힘이 15일 비대위를 다시 꾸리기로 했다.
이번 총선 지역구 득표율에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에 5.4%포인트 차 뒤졌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0.73%포인트 차로 이겼던 것과 확연히 달라졌다.
이를 위해선 지난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도부 선출 방식을 당원 100%로 바꾼 규정부터 국민 여론이 반영되는 방향으로 다시 손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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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4·10 총선 참패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지도부 공백 상태가 된 국민의힘이 15일 비대위를 다시 꾸리기로 했다. 지도부가 없는 상태에서 전당대회를 치르려면 비대위를 구성하도록 한 현행 당헌·당규에 따른 결정이라고 한다. 비대위의 성격과 역할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대 준비에 역할이 제한된 관리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금은 당권 다툼보다 당을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인식 위에서 '질서 있는 수습'을 통해 난국 타개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당면한 과제는 총선 민의를 받들어 다시 태어나는 일이다. 그러려면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키고 지방선거 압승까지 안긴 민심이 왜 2년 만에 여권에 등을 돌린 것인지 분석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이번 총선 지역구 득표율에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에 5.4%포인트 차 뒤졌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0.73%포인트 차로 이겼던 것과 확연히 달라졌다. 지역주의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표심이 자주 바뀌는 서울의 경우 민심 이반의 정도가 특히 심했다. 지방선거에서 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에선 민주당에 더 많은 표를 몰아준 것이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 및 기조에 대한 중도층의 거부감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용산 대통령실에 군말 없이 따르고 맞춰준 여당의 책임이 무겁다.
관리형 비대위를 띄우는 여당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여당으로서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하되 용산에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잘못이 있으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수평적 당정관계를 제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선 지난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도부 선출 방식을 당원 100%로 바꾼 규정부터 국민 여론이 반영되는 방향으로 다시 손봐야 한다. 당 대표 중심의 현행 단일성 지도 체제를 여러 계파가 참여하는 체제로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범야권이 국회 의석의 3분의 2에 가까운 192석을 확보한 상황에서 여당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다. 여당이 가진 108석 중에서 8명만 이탈해도 여권의 유일한 무기라는 대통령의 거부권이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원내에서 야당을 설득하는 노력 없이는 집권 여당의 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대표 권한대행인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중진간담회에서 "108석이라는 참담한 결과에 대해 어떠한 변명도 있어선 안 된다"며 "국민께서 준 회초리 달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허언이 되지 않으려면 여권 전체가 진정으로 반성하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민심을 국정에 반영할 수 있을 때 정권 재창출의 길도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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